사건 브로커로부터 1300만여원 상당의 금품과 접대를 받아 가상 화폐 투자 사기 사건에 대한 수사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목포 검찰수사관에게 법원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6단독(부장판사 김지연)은 변호사법 위반·뇌물수수·공무상비밀누설 등의 혐의를 받는 광주지검 산하 목포지청 6급 수사관 A씨(56)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추징금 1343만여원도 선고했다.
A씨는 2020년 12월부터 2021년 3월 사이 ‘사건 브로커’ B씨(63)로부터 가상화폐 투자사기 사건 피의자 C씨(45)에 대한 수사 기밀을 제공하고 수사 무마 청탁 및 진술서 작성에 도움을 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B씨는 검·경 고위직 간부들과 친분을 맺어 수사와 인사에 관여하는 등 이른바 ‘사건 브로커’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A씨에게 1300만여원 상당의 금품 및 식사 접대, 골프 접대 등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B씨에게 금품 등을 받고 C씨의 수사 동향을 공유하고 법률 상담을 하는 등 부당하게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수사 전부터 재판 중반까지 모든 공소 혐의를 부인했었다. 하지만 변론 과정에서 골프와 식사 접대를 받은 것 등 일부 인정했으며 수사 정보를 제공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C씨의 진술, 피고인의 동선 등 사건 정황에 비춰 A씨가 금품을 수수했다고 봤고, 수사 관련 대가성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A씨)이 받은 접대의 대가는 수사 상황을 알아보려는 성격이 포함돼 있다”며 “돈이 오간 시기와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동료 검찰 수사관이 근무하는 검사실에서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청탁 및 알선 등 목적으로 3차례에 걸쳐 1300여만원을 받은 사실이 관련자 증언 내용 등에 비춰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검찰 수사관인 피고인이 금품을 수수해 수사기관의 신뢰를 훼손하는 등 죄책이 무겁고 받은 금품의 규모가 적지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다만 뒤늦게나마 범행을 일부 인정한 점과 30여 년간 성실하게 공직생활을 한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현재 사건 브로커 B씨와 관련해 수사 및 인사 청탁 등 비리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검·경 관계자는 모두 15명이다. B씨는 앞서 C씨에게 수사 무마와 편의 제공을 명목으로 22차례에 걸쳐 외제차 등 15억5450만여원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3년6개월의 징역형과 추징금 17억1300만여원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