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국힘 ‘나경원-이철규’ 연대설?…“이건 아닌데” “자다가 봉창”

당사자들 손사래
국민의힘 안철수, 이철규, 나경원, 권영세 등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서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앞둔 국민의힘 일각에서 때 아닌 '나경원·이철규 연대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당의 간판급 정치인인 나경원 당선인과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이 각각 당 대표와 원내대표 경선에서 서로 도움을 주기로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바탕으로 한 루머다.

 

당사자인 나 당선인과 이 의원은 이 같은 연대설에 선을 긋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친윤-비윤 ‘계파 균형설’ 토대로 흘러나온 듯

 

나 당선인은 25일 CBS 라디오에 나와 이 의원과의 연대설 질문에 "그냥 웃을게요"라며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나 당선인은 당 대표 경선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 여부도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출마가 미정인 상황에서 다른 정치인과 연대설은 앞뒤가 바뀐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이 의원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연대설은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여러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고 원내대표 도전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당 대표 선출은 전적으로 당원들 몫"이라고 했다. 최근 나 당선인과 윤석열 대통령의 만남을 자신이 중재했다는 소문도 억측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당사자들의 부인에도 둘의 연대설이 흘러나오는 배경은 4·10 총선 참패에 따른 여권의 역학 구도 변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수도권 기반의 나 당선인이 '영남당 탈피론'을 업고 당 대표가 되더라도 안정적인 당 운영을 위해선 당정 간 가교가 필요한데, 대통령실과 소통이 원활한 이 의원이 적격이라는 게 연대설의 한 축이다.

 

'정권 심판론'이 패배 원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이 의원이 원내대표에 도전할 경우 '도로 친윤당'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데, 비윤(비윤석열)계로 분류되는 나 당선인과 손을 잡으면 '계파 균형'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또 다른 축이다.

 

지난해 3·8 전당대회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던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에 대한 세간의 기억 속에 연대설이 다시 소환된 측면도 있다.

 

지지율이 미미하던 김기현 의원이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장제원 의원의 도움을 받아 당 대표에 선출됐고, 그 과정에서 나 당선인은 당권 도전을 접었다.

 

◆긍정적인 입장 vs 비판적인 주장 ‘팽팽’

 

이번에는 '조력자'가 장 의원에서 이 의원으로, 당 대표 후보가 김 의원에서 나 당선인으로 각각 바뀐 것이다. 다만 당시 김 의원과 현재 나 당선인의 정치적 입지를 동일선상에서 보기 어렵다는 반론이 있다.

 

다분히 정치공학적 분석이 가미된 연대설의 실체와 타당성을 놓고 당내에선 긍정적인 입장과 비판적인 주장이 엇갈리는 형국이다.

 

친윤계로 꼽히는 유상범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원내대표는 정부와 함께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며 이 의원의 원내대표 도전에 힘을 실었다.

 

정성국 당선인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이 위기인데 친윤·비윤 따질 데가 어디 있나"라며 "정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여당으로서 뒷받침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지도부가 돼야 한다. 나 당선인이 대통령실과의 건강한 긴장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윤상현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나이 연대가 아니라 나이 담합"이라며 "나이 연대는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왜곡하는 것이고, 그것이 당의 미래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조해진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대통령이 이런 상황까지 몰리게 된 데 어떤 사람들이 대통령을 보좌했고, 어떻게 보좌해서 이렇게 됐는지 만천하가 다 안다"며 "그에 대해 같이 책임지고 자숙하는 모습이 아니라 오히려 더 득세하는 그런 모습은 정말 막장으로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