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유럽 순방을 통해 보폭을 넓힐 전망이다. 유럽의 친중 국가를 찾아 우의를 다지는 등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유럽연합(EU)이 중국의 불공정무역 문제를 두고 벼르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시 주석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에 의한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 피폭 사건 25주년인 다음달 7일을 전후해 세르비아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전했다. 통신은 “시 주석 방문이 중국 내 반미시위를 촉발하고 나토에 대한 중국 불신을 심화시키는 데 일조한 당시 사건을 부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대사관 피폭 사건은 코소보 분쟁이 한창이던 1999년 5월7일 미국이 이끄는 나토군이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을 폭격한 사건이다. 당시 미국은 중국대사관 폭격이 실수로 인한 오폭이라고 해명했지만, 중국은 고의적인 조준 폭격이라며 원인 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주장해 한동안 양국 관계가 경색됐다.
블룸버그는 시 주석이 유럽 순방을 통해 세르비아 외에 프랑스와 헝가리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헝가리 총리실도 시 주석이 다음달 8∼10일 헝가리를 찾아 오르반 빅토르 총리를 만난다고 확인했다. 게르게이 굴리아스 총리실 비서실장은 “가능하면 많은 국가와 좋은 경제관계를 유지하는 게 헝가리의 이익”이라며 “중국은 EU보다 강한 세계의 주요 강대국 중 하나이며 시 주석의 방문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헝가리는 EU, 나토 회원국이지만 오르반 정부는 중국, 러시아와 상대적으로 밀착하고 있다.
하지만 EU가 최근 중국 정부의 불공정 경쟁 조장 여부 조사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시 주석의 유럽 순방길이 순탄치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중국이 최근 공들이고 있는 중남미와의 교역 규모는 지난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현지시간) 영국 BBC 스페인어판(BBC 문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과 중남미 주요 20개국 간 전체 교역액은 4800억달러(약 662조원)로, 이는 2000년(140억달러)의 34배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