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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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원내대표 출마설’에 “누군가는 악역 담당해야”…뜻 굳혔나?

안철수 “총선 참패 원인 제공, 핵심관계자들 2선 후퇴해야”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총회에서 한기호(왼쪽부터), 안철수, 이철규, 나경원, 권영세, 김석기, 박덕흠 당선인 등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친윤석열계(친윤) 핵심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원내대표 출마설에 대해 "누군가는 악역을 담당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오는 3일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에서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같은당 안철수 의원은 총선 참패 원인을 제공한 당정의 핵심관계자들의 성찰을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친윤 핵심' 이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28일 오후 뉴시스에 "어떤 것도 결정된 게 없다"면서도 "어떤 상황이 되면, 할 사람이 없으면 누군가는 악역을 담당해야 할 것이고 할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이 의원이 사실상 출마 뜻을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는 "'내가 백의종군을 해서라도 좋은 분을 일할 수 있게 도와주고 하는 게 더 낫지 않나'라고 얘기했느데 우리 당 의원들이 '지금 (상황이) 어려우니까 좀 이렇게 악역을 맡아줘야 될 거 아니냐'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친윤계는 이 의원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주요 쟁점법안에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되더라도 이탈표가 8표 이상 나오면 처리를 막을 수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실과 호흡이 맞는 원내사령탑으로 대여 공세에 대응해야 한는 논리다.

 

그는 "내부에서 스스로 '영남은 안 된다' 하는데 영남 당선인들이 무슨 죄를 지었나. 영남 쪽에도 좋은 분들이 많이 있다"며 "그런 사람들이 다양하게, 의원들이 다 생각이 있으니까 조정도 되고 좋은 분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영남권 당선인 가운데 원내대표 후보로는 4선 김도읍(부산 강서) 김태호(경남 양산을) 박대출(경남 진주갑) 의원 3선 추경호(대구 달성군) 의원 등이 거론된다. 다만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원내대표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비윤 대표주자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다음달 1일 원내대표 후보 등록을 받은 뒤, 같은 달 3일 오후 2시 원내대표 선출 선거를 진행한다. 총선 참패 이후 당내에선 지도부가 수도권 당선인으로 구성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으나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인사는 없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최근 비윤계이자 수도권 인사인 나경원 당선인과 연대설도 제기되고 있다. 차기 지도부 구성을 놓고 당대표는 비윤계가, 원내대표는 친윤계가 각각 맡아야 한다는 취지다.

 

앞서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적은 뒤 "특정 희생양을 찾아 책임을 떠넘기기보다는 성찰-혁신-재건의 시간을 위한 2선 후퇴를 호소드린다"고 했다.

 

안 의원은 또 "선당후사를 위한 건설적 당정관계를 구축할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며 "지금이야말로 중도층-수도권-청년층으로 확장력을 가진 전국정당으로 우뚝 세우고, 다양한 계층을 대변할 당으로 혁신해야 할 절체절명의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