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석열계(친윤) 핵심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원내대표 출마설에 대해 "누군가는 악역을 담당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오는 3일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에서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같은당 안철수 의원은 총선 참패 원인을 제공한 당정의 핵심관계자들의 성찰을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친윤 핵심' 이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28일 오후 뉴시스에 "어떤 것도 결정된 게 없다"면서도 "어떤 상황이 되면, 할 사람이 없으면 누군가는 악역을 담당해야 할 것이고 할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이 의원이 사실상 출마 뜻을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는 "'내가 백의종군을 해서라도 좋은 분을 일할 수 있게 도와주고 하는 게 더 낫지 않나'라고 얘기했느데 우리 당 의원들이 '지금 (상황이) 어려우니까 좀 이렇게 악역을 맡아줘야 될 거 아니냐'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친윤계는 이 의원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주요 쟁점법안에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되더라도 이탈표가 8표 이상 나오면 처리를 막을 수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실과 호흡이 맞는 원내사령탑으로 대여 공세에 대응해야 한는 논리다.
그는 "내부에서 스스로 '영남은 안 된다' 하는데 영남 당선인들이 무슨 죄를 지었나. 영남 쪽에도 좋은 분들이 많이 있다"며 "그런 사람들이 다양하게, 의원들이 다 생각이 있으니까 조정도 되고 좋은 분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영남권 당선인 가운데 원내대표 후보로는 4선 김도읍(부산 강서) 김태호(경남 양산을) 박대출(경남 진주갑) 의원 3선 추경호(대구 달성군) 의원 등이 거론된다. 다만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원내대표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비윤 대표주자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다음달 1일 원내대표 후보 등록을 받은 뒤, 같은 달 3일 오후 2시 원내대표 선출 선거를 진행한다. 총선 참패 이후 당내에선 지도부가 수도권 당선인으로 구성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으나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인사는 없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최근 비윤계이자 수도권 인사인 나경원 당선인과 연대설도 제기되고 있다. 차기 지도부 구성을 놓고 당대표는 비윤계가, 원내대표는 친윤계가 각각 맡아야 한다는 취지다.
앞서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적은 뒤 "특정 희생양을 찾아 책임을 떠넘기기보다는 성찰-혁신-재건의 시간을 위한 2선 후퇴를 호소드린다"고 했다.
안 의원은 또 "선당후사를 위한 건설적 당정관계를 구축할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며 "지금이야말로 중도층-수도권-청년층으로 확장력을 가진 전국정당으로 우뚝 세우고, 다양한 계층을 대변할 당으로 혁신해야 할 절체절명의 순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