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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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도 락이다'… 조계종 찾아간 뉴진스님 “출가 여부는 부모님께 물어볼게요”

개그맨 윤성호, ‘뉴진스님’ 캐릭터 EDM 디제잉으로 힙한 불교 축제 만들어 주목
“나는 진짜 ‘뉴진스님’, 윤성호는 ‘쌍둥이 동생’” 너스레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진짜 스님 같다…출가하면 더 잘할 것”

진짜 스님이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디제잉을 하는 듯한 공연으로 인기를 끈 ‘뉴진스님’ 개그맨 윤성호가 불기 2568(2024)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30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만났다. 

‘뉴진스님’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맨 윤성호. 조계종 제공

진우스님은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불교, 젊은 불교를 알리는 데 뉴진스님이 역할을 많이 해줘서 고맙다”며 디제잉을 할 때 쓸 수 있도록 직접 고른 헤드셋과 염주를 선물했다. 진우스님은 “부처핸썹 하라”고 격려했고, 뉴진스님은 “이것을 차고 널리 음악으로 포교를 하겠다”고 화답했다. 

 

진우스님은 “뉴진스님이 그동안 본인도 즐겁게 하고 젊은이들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줘서 진짜 출가하면 더 잘할 것 같다”고 농담처럼 출가를 권하기도 했다. 이에 뉴진스님은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아! 죄송한데…엄마 아빠한테 한번 물어볼 것 같아요, 쌍둥이 동생이(웃음)”라며 재치 있게 답했다.

 

‘뉴진스님’ 개그맨 윤성호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에게 헤드셋을 선물받고 있다. 조계종 제공

진우스님 예방 후 취재진과 만난 윤성호는 자신은 진짜 ‘뉴진스님’이고 윤성호는 ‘쌍둥이 동생’이라며 능청을 떨었다. 그는 원래 불교 신자였고 어머니도 오래전부터 절에 다녔지만 뉴진스님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불교는 이렇다는 것을 더 많이 배우게 된다. 기회가 되고 사람들이 원하면 배운 것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삭발한 지 20년이 됐다고 한 윤성호는 최근 대만에서 뉴진스님으로 디제잉 공연을 했는데 반응이 뜨거워 놀랐다고 한다. 곧 말레이시아 공연도 예정돼 있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그동안 겪지 못했던 그런 놀랄 일이 굉장히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대만 공연 갔다가 어제 왔는데 너무 깜짝 놀랐어요. 아이돌 대접하듯이 해줘서 너무 깜짝 놀랐어요.”

 

이날 장삼을 갖춰 입고 온 윤성호는 진우스님을 비롯해 불교계를 대표하는 스님들에게 “진짜 스님 같다”, “머리가 정말 잘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30일 ‘뉴진스님’ 윤성호를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조계종 제공

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윤성호는 앞서 조계종 주요 보직 스님들과 만난 자리에서 뉴진스님에 대한 불교계의 기대와 관심에 “감사하지만, 저한테 무거운 것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돈(출연료)은 전혀 상관이 없다. 그런데, (쌍둥이) 동생인 개그맨 윤성호가 자꾸 돈을 바란다”며 “윤성호가 돈은 무조건 세게 받아야 한다고 그러고 나는 ‘그러지 마라. 나는 상관 없어(라고 한다)”라고 해 좌중을 웃겼다. 

 

그는 지난해 5월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조계사앞 사거리에서 열린 연등놀이 때 EDM 파티 DJ를 맡으며 주목을 받았다. 행사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화제가 됐다. 이후 11월 조계사에서 오심스님에게 ‘뉴진’이란 법명을 약식으로 받았다. 뉴진(NEW進)은 영어의 ‘뉴(NEW)’와 한자 ‘진(進)’을 합쳐 새롭게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은 것인데 뒤에 스님을 붙이니 걸그룹 뉴진스를 연상시켜 두루 기억되는 효과도 있었다.

 

2024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디제잉하는 ‘뉴진스님’ 윤성호. 2024서울국제불교박람회 사무국 제공. 

뉴진스님은 이달 초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열린 ‘2024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도 ‘극락도 락(樂)이다’는 제목으로 화려한 EDM 무대를 꾸며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이 또한 지나가리”, “극락왕생”, “부처핸썹” 등의 구호에 맞춰 몸을 움직이며 좌중을 열광시켰고 예사롭지 않은 목탁 반주도 선보였다.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들은 조회수 수십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