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KAIST·네이버·인텔 ‘AI 반도체 동맹’… 엔비디아 독주 막는다

‘AI 공동연구센터’ 설립 협약

KAIST에 설치 3년간 운영키로
교수·대학원생 등 120여명 참여
네이버·인텔은 ‘가우디2’ 제공
AI 개발·반도체 설계 연구 진행
인텔, 韓 AI기술 높이 평가한 듯

네이버와 인텔이 엔비디아에 맞설 새로운 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손을 잡았다.

카이스트는 30일 대전시 본원에서 네이버·인텔·카이스트 AI 공동연구센터(NIK AI Research Center) 설립과 운영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을 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 설계와 AI 응용설계(AI-X)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김정호 교수가 센터를 이끌어 나간다. 네이버클라우드 AI 반도체 설계 및 AI 소프트웨어 전문가인 이동수 이사가 공동 센터장이다.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총장(왼쪽)과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이사가 30일 카이스트 대전 본원에서 진행된 ‘네이버·인텔·카이스트 AI(인공지능) 공동연구센터’(NIK AI Research Center) 설립 협약식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카이스트 제공

여기에 카이스트 AI와 소프트웨어 분야 전문가인 20명 내외의 교수진과 100여명의 석·박사 대학원생들이 연구진으로 참여한다. 공동연구센터의 운영기간은 3년이지만 연구성과와 참여기관의 필요에 따라 연장할 수 있다.

세계적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AI 반도체에 쓰이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을 위해 국내 대학에 공동연구센터를 세우고 지원하는 것은 카이스트가 처음이다. 센터는 2년간 인텔의 하바나랩스가 개발한 인공지능 학습 및 추론용 칩 ‘가우디(GAUDI)’를 위한 플랫폼 생태계 공동 구축을 목적으로 20~30개 규모의 산학 연구과제를 진행한다.

네이버와 인텔은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 기반의 ‘가우디2’를 카이스트 공동연구센터에 제공하며 카이스트 연구진은 가우디2를 이용한 논문 등 연구 실적을 매년 공개한다. 이 밖에 AI·클라우드 등 각자가 보유한 역량 외 공동연구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 시설과 장비 공유, 인력 교류 등 협력 활동을 이어간다.

김정호 교수는 “카이스트는 가우디 시리즈의 활용을 통해 AI 개발, 반도체 설계와 운영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기술 노하우를 확보할 수 있다”며 “특히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과 향후 연구개발에 필요한 AI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공동연구센터 설립이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대표이사는 “네이버클라우드는 카이스트와 함께 다양한 연구를 주도해 나가며 ‘하이퍼클로바X’ 중심의 인공지능 생태계가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AI와 반도체는 이제 한 시스템으로 융합돼서 우리가 연구개발하는 팀에서도 통합적으로 연구를 진행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며 “AI 분야 오픈 소스형 소프트웨어 개발 등 우리 기관들이 공동연구로 활용할 수 있는 협력 개발을 다지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네이버와 인텔은 이달 초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인텔 비전 2024에서 AI 분야 협력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AI 개발자들은 주로 엔비디아의 프로그래밍 플랫폼 쿠다(CUDA)를 이용해 왔는데 인텔과 네이버가 독자적 생태계 구축에 나선 것이다. 인텔이 네이버에 이어 카이스트까지 연이어 손잡았다는 것을 두고 한국의 AI 기술을 높이 평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