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1997년 IMF 외환위기 경험으로 씀씀이를 줄이면서 장기적으로 가계 소비가 예전만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소득이나 자산이 적은 취약계층일수록 이런 ‘상흔 소비’ 현상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실업 경험이 가계소비에 미치는 장기 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소비는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크게 둔화한 뒤 지금까지 이전 증가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최영준 한은 미시제도연구실 연구위원은 1996∼2021년 한국노동패널·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과거 충격의 영향을 받는 상흔 소비가 가계소비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71년∼1997년 외환위기까지 실질가계소비 연평균 증가율은 20.3%였지만, 1989년∼2008년은 7.1%로 낮아졌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2021년엔 3.5%까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