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초대형 냉방기 ‘칠러’가 신성장동력 중 하나인 기업간거래(B2B) 냉난방공조(HVAC) 성장을 이끄는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LG전자는 칠러가 해외 시장에서 최근 3년간 연평균 40%에 육박하는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칠러는 냉각 설비다. 차갑게 만든 물을 열교환기를 통해 순환시켜 시원한 바람을 공급한다. 주로 대형 건물이나 공장 등 산업 시설에 설치된다.
LG전자에 따르면 글로벌 칠러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95억달러로, 전체 냉난방공조 시장의 15% 가량을 차지한다. 시장조사기업 IBIS 월드는 냉난방공조 시장규모가 지난해 584억달러에서 2028년 610억달러로 매년 0.8%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칠러 시장은 7.5배인 연평균 6% 이상 성장하며 2027년 120억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국내를 포함한 칠러사업의 연간 매출 평균 성장률은 지난 3년간 15% 이상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2022년 대비 약 30%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LG전자는 칠러 사업 성장 비결을 “뛰어난 성능과 효율성, 경제적인 유지비용”을 꼽았다. 고효율 압축기와 열교환기를 사용하는 히트펌프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칠러의 한 종류인 LG전자 터보 냉동기(사진)의 경우 KS인증 기준 냉난방성능계수(COP)가 업계 최고 수준인 6.5에 달한다. 칠러에 적용된 LG전자의 ‘고효율 다단 냉매 압축 기술’과 ‘대용량 무급유 자기 베어링 기술’은 2022년 산업혁신기술상을 수상했다.
LG전자는 해외에서 새롭게 구축 중인 배터리·소재 업체 공장과 원전 등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장 등에 칠러를 공급한 성공방정식을 중동, 유럽, 중남미 등에 대입하고 있다. 최근엔 북미에 신설되는 배터리 공장의 신규 수주를 따내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는 2011년 LS엠트론의 공조사업부를 인수해 칠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가정용·상업용 에어컨뿐 아니라 중앙공조식 칠러, 원전용 칠러, 빌딩관리솔루션(BMS) 등을 아우르는 풀 라인업을 확보하며 국내 최대 종합공조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LG전자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탑티어 종합공조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2030 미래비전’을 발표하면서 냉난방공조 사업의 매출을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