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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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의심 살 일 하지 마라"… 與 원내대표 선출에 불개입 표명

윤석열 대통령이 9일로 예정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해 “의심 살 일은 하지 마라”고 말한 것으로 3일 전해졌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여소야대 상황에서 우리가 ‘이리 가자, 저리 가자’고 하는 것은 안 맞고 대통령도 똑같은 생각을 갖고 계시는 것 같다”며 이같이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52회 어버이날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수석은 이날 연합뉴스TV에 출연해서도 “대통령께서는 일관되게 ‘우리가 원내대표 선거에 조금이라도 관여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하라’고 말씀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선 “대통령께서는 아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당에서는 재의요구를 아마 할 것 같다”며 “재의요구가 되면 대통령실에서는 이제 대통령과 함께 판단을 하겠다”고 말했다.

 

홍 수석은 “사법 절차에 상당히 어긋나는 입법 폭거”라며 “지금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 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이 절차가 끝나는 것을 기다려야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홍 수석은 또 “민주당이 검찰을 믿지 못하겠다고 해서 공수처를 만들었는데 공수처도 못 믿겠다면 없애야 한다”며 “모든 사안을 특검으로 가자고 법을 개정하든지, 법은 그렇게 만들어 놓고 대통령보고 지키라고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결국 대통령께서는 이를 받아들이면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고, 더 나아가서 직무 유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이 야당 단독으로 처리되고 있다. 연합뉴스

또 문재인정부에서 군사고는 경찰이 수사하도록 군사법원법을 개정했던 점을 거론한 뒤 “법 취지를 정면으로 거부한 게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홍 수석은 ‘이태원 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통과된 데 대해 “대통령께서 ‘상당히 다행이다’라고 말했다”며 “제가 ‘국민 눈물이 있는 곳에 대통령께서도 함께 가시는 게 좋겠다’고 하자 끄덕끄덕하셨다”고 전했다.

 

홍 수석은 윤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해 “취임일(5월 10일)은 넘기지 않는 것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합뉴스TV에 출연해서는 “저희가 볼 때는 9일이 가장 적일로 검토되고 있다”며 “질문을 가려서 답을 하거나 가볍게 터치하듯이 답변할 생각이 아니라 할 수 있는 답은 가급적 다 하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홍 수석은 민정수석 부활과 관련해 “방향은 맞는다”며 “명칭은 민정도 있을 수 있고, 민생도 있을 수 있는데 명칭과 인사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밝혔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뉴시스

검찰 출신 인사 발탁에 대한 야당의 반발에 대해서는 “(민정수석의) 기능상 유사한 분들이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민정수석이 대관도 해야 하는 만큼 공직에 계셨던 분들이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제2부속실 설치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열린 마음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우선 민정수석실을 편제를 갖춰서 설치한 다음에 논의돼야 할 사항”이라며 뒷순위로 미뤘다.

 

홍 수석은 윤 대통령에 대한 ‘과잉 경호’ 논란에 대해서는 “행사장에서 고함지르는 사람들을 처벌하겠다고 경호처 등이 고발하는 것들이 있던데 대통령께서 전혀 화를 내거나 그래서 진행되는 게 아니다”라며 “아마 앞으로 어떤 방향 지시가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런 일은 신중해라. 국민 정서가 있는데 나에 대한 위해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너무 업무만 가지고 보지 말아라’ 그런 말씀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