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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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알리도 앓은 파킨슨병, 비대면 운동 프로그램으로 증상 호전 가능해

파킨슨병 진행 단계·환자 선호에 맞는 운동 프로그램 제공
1965년 미국 메인주에서 열린 세계 권투 헤비급 챔피언 경기에서 무하마드 알리가 소니 리스턴을 쓰러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

 

전 세계 복싱 팬들을 열광시켰던 헤비급 세계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가 자신의 권투 스타일을 규정한 어록이다. 무적일 것만 같았던 알리는 은퇴 3년 만인 1984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32년간 병마와 싸우다 2016년 74세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알리도 앓았던 파킨슨병은 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부족으로 생기는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근원적인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에서 ‘비대면 운동 프로그램으로 환자들의 운동기능과 기분장애 등 비운동 기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입증이 발표됐다.

 

7일 질병관리청과 국립보건연구원,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에 따르면 약물치료와 환자 상태에 맞는 적절한 운동치료가 병행되면 파킨슨병 환자의 증상과 병의 진행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운동치료는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장기간 지속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파킨슨병 진행 단계 및 환자들 선호에 맞는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이 제공돼야 한다.

 

이에 국립보건연구원은 파킨슨병 예방·관리 강화 및 환자의 치료를 돕기 위해 환자들이 가정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비대면 파킨슨병 운동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프로그램에 대한 임상 연구를 진행한 결과 운동기능 증상 개선과 불안 및 우울증 감소에도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참여자 80% 이상은 절반 이상의 운동 프로그램 일정을 소화했고 특별한 부작용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원은 “본 프로그램의 안전성과 적합성을 함께 입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파킨슨병 환자 비대면 운동 프로그램 소개 화면. 질병관리청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운동 프로그램은 환자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운동 전문가의 상세한 설명을 담은 비대면 동영상 교육 자료가 제공된다. PC와 스마트폰 기기, 닥터파킨슨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홈페이지에 접속해 누구나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

 

이필휴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장은 “이번에 발표한 운동 프로그램은 약물 등 기존 치료 방법에 추가로 선택할 수 있는 유용한 파킨슨병 관리 방법”이라며 “특히 움직임에 제한이 있는 파킨슨병 환자들이 집에서 비대면으로 운동치료를 꾸준히 받을 수 있게 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호 기자 kimja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