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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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안 하는데 수당 지급”… 5·18단체 보조금 유용 사실이었다

국가보조금을 두고 회원 간 내홍을 겪었던 5·18 단체에서 보조금 유용이 있었다는 국가보훈부의 감사 결과가 나왔다.

 

7일 5·18 2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에 따르면 국가보훈부는 지난달 16일 이들 단체에 대한 실지 감사에서 17건(공로자회 8건·부상자회 9건)의 시정조치 사항을 적발했다.

 

감사 결과 이들 단체는 근무하지 않은 근로자에게 수당을 지급하거나 단체 운영비 집행과 관련한 회계 절차를 누락했다.

7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봉사원들이 묘비를 닦고 조화를 교체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로자회는 업무시간 사무실에 상주하지 않은 상임부회장에게 2300여만원의 수당을 지급했고, 관용차도 없는데 운전원 2명을 채용해 800만원의 인건비를 지출했다.

 

부상자회의 경우 국가보훈부로부터 2022년 지급받은 보조금 4000만원으로 관용차를 구매했으나, 특정 회원 또는 단체와 무관한 사람이 사용한 사실도 적발됐다.

 

상근직인 상임부회장이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으나 3000만원 상당 수당을 지급하기도 했다.

 

국가보훈부는 정성국 전 공로자회 회장·황일봉 전 부상자회 회장을 포함해 임직원 등 25명(공로자회 9명·부상자회 16명)에 대해 자체 징계하라는 신분상의 조치, 1억원(공로자회 7000만원·부상자회 3000만원) 상당 재정상 환수 조치를 요구했다.

 

두 단체는 17일까지로 예정된 재심의 신청을 통해 적발·지적된 사항에 대해 소명하거나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바로잡을 예정이다.

 

공로자회 관계자는 “공법단체로 전환된 후 처음으로 받은 감사이다 보니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며 “감사 결과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하고, 단체를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5·18 유족회의 경우 국가보훈부 감사에서 지적 사항이 나오지 않았다.

 

광주 시민 사회 단체로 구성된 오월정신지키기 범시도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5·18 민주화운동은 민주주의를 갈망했던 사람들의 역사적 투쟁이다”며 “뼈를 깎는 자정 노력을 통해 이들 단체가 새롭게 출발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