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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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경제자유구역 지정 반드시 관철”… 미래 먹거리 확보 총력전 [지방기획]

자족도시 실현 속도 내는 고양시

경제자유구역 성공 열쇠는 ‘기업 유치’
바이오·모빌리티 등 5대 전략산업 육성
특화단지 조성… 국내외 투자유치 박차
외국 교육기관 설립·연구 협력도 강화

일산신도시 재정비·광역 교통망 확충
행주문화제 등 관광 콘텐츠도 활성화
“환골탈태하는 도시” 굵직한 변화 예고

경기 고양특례시가 나날이 새로워지고 있다. 미래 자족도시 실현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고양시는 올해 1기 신도시 특별법 시행을 비롯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킨텍스·대곡역 개통, 일산테크노밸리 용지 공급 등 크고 굵직한 변화들이 예고돼 있다. 또한 경제자유구역 최종 지정을 눈앞에 두고 공격적인 기업 유치에 나섰는가 하면, 바이오특화단지 조성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총력을 쏟고 있다. 낡은 규제의 틀을 과감히 깨고 기회를 찾아 성장하는 도시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민선 8기 고양시정을 살펴봤다.

 

지난 4월 26일 고양 일산호수공원에서 열린 2024고양국제꽃박람회장 모습. 고양시 제공

◆경제자유구역 지정으로 전략산업 집중 육성

 

2022년 11월 경기북부지역 최초로 고양시 장항·대화·송포 일원이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 후보지로 선정됐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은 글로벌 자족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고양시 민선 8기의 핵심 공약으로, 올 하반기 산업통상자원부의 최종 지정을 앞두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의 성공적인 조성과 운영을 위해서는 기업 유치가 관건인 만큼, 고양시는 지난해 5월 기업유치단을 발족하고 이동환 시장을 필두로 국내외 투자유치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시는 바이오와 스마트 모빌리티, 컬처, 마이스, 반도체 분야 등을 경제자유구역의 5대 핵심 전략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착공한 일산테크노밸리를 글로벌 암 오가노이드(인공장기) 바이오 특화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국립암센터를 포함한 지역 내 6개 대형 종합병원과 의료 인프라를 이미 구축했고, 지난 2월 유럽 바이오 정밀의료 강국인 룩셈부르크 국립보건원(LIH)과 분원 설치 업무 협약을 맺었다. 지난해 3월에는 이 시장이 독일 제약분야 선도기업인 리드디스커버리를 방문해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로베르트 후버 박사를 비롯한 경영진을 만나 고양경제자유구역을 소개했다. 리드디스커버리는 신약개발 후보물질 발견 전문기업으로 제약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고양시는 이밖에도 지난해 11월 독일 산·학·연 혁신단지의 성공모델인 ‘바이오파크’ 레겐스부르크와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기반 약물자산 관리자 파텍스그룹에 소속된 임상연구기관 ‘애세이웍스’, 임상시험수탁기관 ‘프리시전 포 메디슨’과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아울러 바이오 기업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창업·연구지원 시설 및 재정지원 시책 마련 등 바이오 특화단지 지정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는 경제자유구역에 해외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고 장기간 거주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외국교육기관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자유구역 지정의 필수요건으로 글로벌 첨단기업 유치, 해외인력 상주를 위한 쾌적한 주거환경과 우수한 외국교육기관 설립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이 시장은 지난해 12월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을 방문해 해외 대학 연구개발센터 및 기업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와 난양공대는 스마트시티 조성, 글로벌기업·국제학교·연구소 유치, 경제자유구역 활성화를 위한 산업융합지식도시 조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고양시는 지난해 고양드론앵커센터 개관을 기점으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센터에 산학연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드론 전문 기업과 인력 양성에 나섰다. 이달부터는 킨텍스 인근에 국토교통부 도심항공교통(UAM) 실증을 위한 버티포트(이착륙장) 조성이 시작된다.

 

아울러 마이스(MICE: 기업회의·인센티브관광·국제회의·전시) 산업의 거점 역할을 하는 킨텍스는 제3전시장 건립을 앞두고 있다. 제3전시장이 건립되면 킨텍스는 세계 25위권의 실내 전시면적을 확보하게 되고, 인근에 들어설 경기고양방송영상밸리 등과 연계해 마이스, 방송영상 산업 등이 더욱 활기를 띠게 될 전망이다.

 

이동환 경기 고양특례시장이 경제자유구역 지정 비전 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고양시 제공

◆광역교통망 늘리고 화훼산업 활성화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일산 등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재건축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시는 ‘노후 계획도시 재건축 사전컨설팅 용역’ 대상지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고양시 내 노후계획도시에 해당하는 일산신도시, 택지개발지구(화정·능곡·행신·성사·중산·탄현1,2)의 신속한 재정비 사업이 가능하도록 시 차원에서 사전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소규모 주택이 밀집해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 주거지의 새로운 정비 모델로 중규모 단지의 ‘미래타운’ 사업도 추진한다. 미래타운은 10만㎡ 이내의 지역을 통합해 편의시설을 갖춘 아파트처럼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고, 일반 재개발·재건축에 비해 간소한 절차로 추진 속도를 높일 수 있어 기대가 모아진다.

 

시민들의 편리한 출퇴근길을 위한 광역교통망 확충과 고양시 전역을 잇는 철도교통망도 빠르게 늘고 있다. 국토부가 추진 중인 고양~양재 지하고속도로를 이산포IC 구간까지 연장하는 자유로 지하화사업을 통해 도시 개발에 따른 교통 수요에 대비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서울 도심까지 연결되는 GTX-A 운정~서울역 구간이 개통한다. 킨텍스역과 대곡역의 하반기 개통에 이어 창릉역은 창릉신도시 개발 시기에 맞춰 2027년 개통될 예정이다. 고양 능곡에서 의정부까지 32.1㎞를 연결하는 추억의 교외선도 올해 말부터 운행을 재개할 예정으로, 2004년 이후 20여년 만에 다시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고양시는 매력적인 관광 콘텐츠를 계속 발굴하고 지역 명소를 육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가 사적지인 행주산성 일원에서는 매년 ‘고양행주문화제’, ‘행주가(街) 예술이야(夜)’ 등 축제가 열린다. 시는 행주산성을 주목받는 관광명소로 조성하기 위해 지난달 행주산성 일원 한옥마을 조성 타당성 조사 용역 착수 보고회를 가졌다. 행주산성에 한옥마을을 조성해 지역 관광산업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고양의 역사와 한류 문화 콘텐츠를 접목해 체류형 관광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고양의 랜드마크인 일산호수공원에서 매년 열리는 고양국제꽃박람회는 이미 국내 최고의 국제 화훼 전문 박람회로 자리매김했다. 지난달 말 시작된 ‘2024 고양국제꽃박람회’는 이달 12일까지 17일 동안 개최된다. 특히 이번 꽃박람회는 주차 문제 해결과 공간 활용을 위해 꽃전시관에서부터 노래하는 분수대까지 행사 구역을 24만㎡로 넓혔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작가들이 꾸미는 세계 작가정원, 대한민국 최초 국제화훼경기대회인 고양플라워 그랑프리 등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 “도시의 잠재력 깨우고 키워 일자리 창출 기반 마련 최선”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고양시를 자족도시 반열에 반드시 올려 놓겠습니다.”

 

이동환 경기 고양특례시장은 “시의 성장 잠재력을 깨워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시장은 8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자리 잡을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도시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반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고양시는 우수한 지리적 여건과 정주 환경, 풍부한 인프라, 배후 수요 등 국내외 투자 기업들이 선호하는 경쟁력을 갖춘 도시”라며 “현재 경기도와 함께 시의 강점을 담은 최상의 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고, 지난달 추가 지정을 신청한 만큼 연말에는 최종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세일즈 행정가’를 자임한다. 그간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성공적 운영의 최대 관건인 기업 유치를 위해 국내외 기업, 연구소, 교육기관 등을 직접 발로 뛰어다녔다. 그 결과 의료바이오, 미디어·콘텐츠·정보기술(IT)·반도체 분야의 기업·기관과 투자의향서 61건을 체결하기도 했다. 투자 금액만 6조3000억원에 투자 면적은 372㏊(약 112만평)에 달한다.

 

이 시장은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은 물론 사통팔달 교통망 확충과 신도시 재정비, 그밖에 크고 작은 정책들 모두가 시민이 자부심을 갖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고양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거듭해 궁국적으로 시민이 더욱 행복한 도시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이 시장 설명이다.

 

영국의 BBC방송은 최근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뛰어난 도시’ 중 하나로 고양시를 소개한 바 있다. 시는 지난해 글로벌 마이스 목적지 지속가능성지수(GDS-I)에서도 세계 14위, 아시아·태평양 지역 1위에 올랐다. 이 같은 순위는 비유럽권에서 가장 높은 것이다.

 

이 시장은 “앞으로도 국제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확보할 수 있도록 미래를 바꾸는 힘을 계속 키워 나가겠다”며 “일자리와 환경, 관광, 문화 등 각종 분야에서 도시의 잠재력을 꽃피우기 위해 남은 과제들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고양=송동근 기자 sd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