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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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테무서 파는 ‘액체괴물’ 슬라임서도 발암·유해물질 검출 [오늘, 특별시]

어린이용 장난감인데… 샤프·필통 등서도 나와

저렴한 가격으로 최근 국내 이용객이 급증한 중국 온라인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 장난감 ‘슬라임’ 제품에서 유해성 논란이 일었던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됐다. 어린이용 학용품들에선 발암물질과 납 성분이 나왔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이 담긴 ‘5월 둘째 주 해외 온라인 플랫폼 제품 안전성 검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시는 지난달 ‘해외 온라인 플랫폼 소비자 안전 확보 대책’을 발표한 뒤, 같은 달 말부터 한 달 동안 어린이용 완구·학용품·장신구·가죽제품을 매주 선정해 안전성 검사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중국 온라인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판매하는 어린이 장난감 ‘슬라임’ 제품 중 가습기 살균제 성분 등 유해 물질이 다량 검출된 제품들. 서울시 제공

이번 검사 대상은 알리와 테무에서 판매 중인 슬라임 등 어린이 완구 5개와 필통·샤프펜슬 등 학용품 4개였다. 이 중 5개 제품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 등 유해 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말랑말랑한 질감으로 아이들 사이에서 ‘액체 괴물’로도 불리는 슬라임 제품 2종 중 1종에선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이 나왔다. 어린이 제품에서 사용이 금지돼 있는 성분들이다.

 

또 다른 슬라임 제품의 장식품(부속품)에선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인 다이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와 다이부틸프탈레이트(DBP), 디이소부틸 프탈레이트(DIBP)가 기준치 대비 213배 초과 검출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장애 물질로, 정자 수 감소·불임·조산 등 생식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DEHP는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발암가능물질(2B등급)이다.

 

해당 제품의 슬라임에서도 기준치 대비 최대 10배의 붕소 성분이 나왔다. 붕소도 생식계통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합성수지로 된 어린이용 필통에서는 DEHP가 기준치 대비 최대 146배 초과, 어린이용 샤프펜슬에선 DBP가 기준치 대비 11배 검출됐다. 샤프펜슬 금속 팁 부위에서는 기준치 대비 1.6배의 납 성분도 나왔다. 납 역시 안전기준 이상으로 노출되면 생식기능에 해를 끼칠 수 있고, 암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 피규어 제품에서도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인 다이아이소노닐프탈레이트(DINP)가 기준치를 3배 초과해 검출됐다.

 

서울시 홈페이지나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홈페이지에서  보다 자세한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김경미 시 공정경제담당관은 “해외 온라인 플랫폼 제품에서 지속적으로 유해물질이 검출되고 있다”며 “우리 아이들의 안전한 놀이와 공부 환경을 위해 해외직구 제품 구매 시 신중한 선택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