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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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몰려온다”…동양하루살이 퇴치 나선 지자체

성동구, ‘해충퇴치기’ 가동 중…방역기동반 신속히 대응
남양주, 약품방제 불가…물리적 방제로 최대한 제거 중

매년 5~6월이면 한강 상류 수계 지역을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는 곤충이 있다. 동양하루살이다. 동양하루살이 성충의 몸길이는 2~3㎝고 날개를 폈을 때는 4~5㎝에 달한다. 유충은 유속이 완만하고 모래가 쌓인 강이나 하천 등에 주로 산다.

 

동양하루살이는 모기와 달리 흡혈하거나 감염병을 옮기는 곤충은 아니지만, 불빛에 반응해 주택가와 산책로에 몰려들어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불편을 일으키는 곤충이다. 이에 동양하루살이가 주로 출몰하는 지자체가 선제적인 방제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5월 경기도 남양주시에 나타난 동양하루살이 떼. 남양주시

9일 서울 성동구에 따르면 구는 이날부터 동양하루살이 떼로 인한 불편을 해소하고자 해충퇴치기 가동 등 대응에 나섰다. 구는 “2급수 이상 수질에 서식하므로 한강 수질이 개선된 데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볼 수 있지만 성충이 되는 5월부터는 서울 강동·광진·성동·강남구와 경기 양평·남양주·하남 등지에 대량으로 출몰한다”고 밝혔다.

 

동양하루살이가 출몰하는 이유는 번식을 위해 밤마다 떼 지어 날아다니는 습성이 있는데 도심의 강한 조명이 무리를 유인하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입이 퇴화해 먹거나 물지 못해 바이러스나 세균으로 인한 감염병을 옮기지는 않지만, 건물이나 사람에게 달라붙어 불쾌감을 준다. 특히 식당, 상점 등의 유리창에 붙어 영업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성동구에는 최근 몇 년간 거의 나타나지 않다가 지난해 5월 성수동 일대에서 대량 출몰했고 올해도 발견 신고가 접수되기 시작했다고 구는 전했다. 이에 성동구보건소는 이달부터 한강 주변의 공원, 하천변 등에 불빛으로 유인해 해충을 퇴치하는 친환경 방제장비인 ‘해충퇴치기’를 가동 중이고 발견 신고가 들어오면 방역기동반으로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

 

안내문을 배포해 대처 요령도 안내하고 있다. 시설의 조명을 줄이거나 백색등을 황색등으로 교체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창문 등에 붙으면 먼지떨이를 쓰거나 분무기로 물을 뿌리면 떨어뜨릴 수 있다.

 

경기 남양주시도 8일부터 동양하루살이에 대한 선제적인 방제활동을 시작했다. 남양주에서는 약품 방제가 불가능한 한강변 상수원보호구역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발생해 와부읍 덕소리와 한강공원 삼패지구 등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시는 지난해 고려대학교, ㈜세스코와 동양하루살이 친환경 방제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동양하루살이 집중 발생을 예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다만 직접적인 약품 방제가 불가능하다 보니 근본적인 해결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시는 동양하루살이 집중 출몰 전에 포충기와 트랩 등으로 동양하루살이를 최대한 제거해 번식을 억제하고 전문방역업체를 통한 소독 작업도 병행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전문가도 올해 동양하루살이의 집단 발생을 예견한 바 있다. 국립생물자원과 기후환경생물연구과 박선재 연구관은 당시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서울 집단발생이 2006년에 처음 보도되었고 북한강 인근 지역인 경기도 남양주시 등에서는 이전부터 발생해왔다”며 “하루살이의 생활사로 볼 때 내년(2024년)에도 발생 시기는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고 예측했다.


김지호 기자 kimja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