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세계적인 와인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이 제주를 찾는 까닭은?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2024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 5월9일∼18일 열려/제임스 서클링 방한 와인페어·디너서 90점 이상 준 톱100 와인 선보여/미슐랭 스타셰프 대거 참여 마스터세프클래스 등 다채로운 행사 마련

삼페인 떼땅져 프레스티지 로제. 최현태 기자

미국의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와 영국의 잰시스 로빈슨(Jancis Robinson). 와인을 잘 모르는 이들도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만큼 유명한 세계적인 와인평론가랍니다. 또 한명이 있습니다. 요즘 주가가 한창 오르고 있는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입니다. 그가 매년 발표하는 톱 100 월드 와인(Top 100 World Wine)은 소비자에게 와인 선택의 기준이 되고 세계 와인 시장의 흐름까지 좌지우지 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아내가 한국인이라 한국 소비자들에도 매우 친숙하죠. 제임스 서클링이 제주에 찾아옵니다. 그가 직접 고르고 고른 와인들을 들고.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이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선택한 와인은 어떤 맛일까요. 그의 와인을 만나러 2024 제주푸드앤와인페스벌로 떠납니다.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 주요행사. 

◆미식의 향기 넘치는 제주

 

올해 9회째를 맞는 2024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은 제주 대표 글로벌 미식 축제로 미슐랭 스타 셰프와 와인수입사들이 참여해 5월 9일부터 5월 18일까지 10일동안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제주신화월드 등 제주 전역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집니다. 푸드행사에는 국내외 정상급 셰프 18명이 재능기부자로 참여해 신선한 제주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를 선보입니다. 미슐랭가이드 스타셰프인 강민철 셰프, 권우중 셰프, 김도윤 셰프, 이충후 셰프, 조희숙 셰프 등이 함께합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제주고메스푼 맛집 200곳도 발표됐습니다. 제주고메스푼에 참여한 레스토랑들은 스페셜메뉴를 선보이며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구독하는 방문객에게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합니다. 200곳 리스트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새롭게 시도하는 제주맛집모바일 상품권은 10% 할인가격으로 음식을 즐길 수 있고 블록체인 인프라기업 이큐비알홀딩스의 NFT(대체불가능토큰)와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신뢰성을 높였습니다. 또 음식영화야외상영이벤트, 와인클래스, 와인페어, 마스터셰프클래스, 가든디너, 디저트페어, 와인디너, 갈라디너 등이 펼쳐집니다.

2023 제주고메스푼에 참여한 외국인 관광객.

11일 오후 2시~4시30분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되는 마스터세프클래스는 가든 디너에 참여하는 셰프들이 요리비법을 직접 전수하며 질의응답과 시식도 진행됩니다. 특히 미슐랭가이드 추천 레스토랑 셰프들의 조리시연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습니다. 11일에는 정상급 셰프들의 음식, 와인, 공연이 어우러진 축제, 가든디너가 열립니다. 1부는 오후 5시~7시, 2부는 오후 7시30분~9시30분입니다. 가든디너는 유명 셰프 7인이 한자리에 모여 제주의 다양한 맛을 선보이는 자리로 제주의 청정 해산물, 육류, 채소를 활용한 요리들이 소개됩니다. 아울러 전세계 와인, 맥주, 제주전통주 등 다양한 주류와 음악공연도 즐길 수 있습니다.

2023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 가든디너.

12일 낮12시~오후3시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디저트페어는 제주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빵과 디저트, 커피 등을 한자리에서 만나게 됩니다. 유명 베이커리 카페를 찾아 제주도 전역을 다니는 수고를 덜고 할인가격에 구매도 가능합니다. 13~16일 오후 5시∼10시 제주신화월드 비어가든에서는 제주 흑돼지 BBQ, 해녀의 요리, 전통주와 맥주, 라이브 공연이 어우러지는 제주 해산물 & 비어파티가 진행됩니다. 제주푸드앤와인페스티벌은 제주도의 조리학과 대학생들과의 협업을 통해 미래 셰프 인재 양성에도 기여하며 수익금은 조리전공 대학생 장학금으로 기부됩니다.

 

18일 오후 5시30분에는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제주에서 미슐랭 스타셰프들이 펼치는 특별한 갈라디너가 마련됩니다. 권우중(권숙수·미슐랭 2스타), 김도윤(윤서울, 1스타), 강민철(강민철레스토랑·1스타), 이충후(제로 콤플렉스·1스타), 리처드 타케다(Richard Takeda·일본 도쿄 L'osier 패스트리 셰프 ·3스타)가 참여합니다.

제임스 서클링.

◆제임스 서클링이 선택한 와인

 

10일 오후 2시30분~오후5시에는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소믈리에가 진행하는 와인 클래스가 열리고 이어 오후 5시30분~8시30분엔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제임스 서클링이 엄선한 JS 포인트 90점이상 와인만 소개되는 와인페어가 마련됩니다. 아영에프비씨,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동원와인플러스, 씨에스알와인이 60여종 와인을 선보입니다. 와인을 자유롭게 시음하고 착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하이트진로 수입 샴페인 떼땅져 프레스티지 로제 브뤼. 최현태 기자

하이트진로가 수입하는 떼땅저 프레스티지 로제 브뤼(Taittinger Prestige Rose Brut)는 피노누아 45%를 베이스로 피노뮈니에 25%, 샤르도네 30%를 섞었으며 환상적인 핑크색이 여심을 자극합니다. 레드체리, 라즈베리 등 베리류의 신선한 아로마와 산미가 지배적이며 적절한 효모향이 와인의 복합미를 더합니다. 떼땅저는 ‘샴페인의 수도’ 랭스(Reims)에서도 13세기에 지어져 가장 오래된 생 니캐즈 수도원(Saint-Nicaise Abbey)의 깊이 18m 석회암 지하 셀러에서 맛있게 익어갑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떼땅져의 지하셀러는 무려 4km에 달한다니 경이로울 따름입니다. 상파뉴를 여행할 계획이라면 꼭 한번 들러 보세요.

피에르 떼땅져.  홈페이지

떼땅져의 역사는 173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자크 푸르노(Jacques Fourneaux)가 상파뉴에서 세번째 샴페인 하우스를 설립했고 1932년 피에르 떼땅져(Pierre Taittinger)가 푸르노 가문 와인하우스 중 샤토 드 라 마르케테리(Chateau de la Marquetterie)를 사들여 지금의 떼땅져 샴페인이 탄생합니다. 1차 세계대전 초기이던 1915년 이 샤토에 주둔한 카스텔나우(Castelnau) 장군의 참모로 임명된 파리 출신 청년 피에르는 샹파뉴의 중심에 있는 이 샤토의 아름다움에 그만 푹 빠지게 됩니다. 1차대전이 끝나고 파리의 국회의원까지 오른 피에르는 1932년 상파뉴에 집을 마련하려다 운명처럼 매물로 나온 샤토 드 라 마르케테리를 사들입니다. 또 2년 뒤에는 처남과 함께 푸르노 가문이 소유한 상파뉴의 가장 오래된 샴페인 하우스 중 한 곳인 포레스트 푸르노(Forest Fourneaux)와 샹파뉴의 백작 티보(Thibaud) 4세가 살았던 집을 매입해 떼땅져 이름을 단 샴페인을 본격적으로 생산합니다.

떼땅져 패밀리 비탈리에, 피에르 엠마뉴엘, 클로비스(왼쪽부터).  홈페이지

이어 피에르의 셋째아들 프랑수아(françois)가 1945년 생 니캐즈 수도원에 떼땅져 셀러를 지었고 1960년 프랑수아가 사망하자 그의 형제인 클라우데(Claude)가 경영을 맡으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습니다. 떼땅져는 한때 미국 투자회사 스타우드(Starwood)에 매각됐지만 1년만인 2006년 현재 오너인 피에르 엠마뉴엘 떼땅져(Pierre Emmanuel Taittinger) 다시 인수해 가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딸 비탈리에(Vitalie)가 대표를 맡고 있고 아들 클로비스(Clovis)가 총괄이사를 맡아 경영에 참여합니다.

하이트진로 수입  에썽스 드 두르뜨. 최현태 기자

하이트진로가 수입하는 프랑스 보르도 와인 에썽스 드 두르뜨(Essence de Dourthe) 2015는 JS포인트 97점입니다. 카베르네 소비뇽 65%, 메를로 28%, 카베르네 프랑 4%, 쁘띠 베르도 3%를 블렌딩했으며 빈티지별로 6000병만 생산됩니다. 블렌딩 이전에 포도 품종에 따라 각각의 다른 오크배럴에서 18개월간 숙성합니다. 블랙베리, 까시스와 같은 달콤한 검은 과일향, 향신료, 코코아, 바닐라향에 이어 부드러운 탄닌의 질감이 입안을 가득 채우고 피니쉬는 매우 길게 이어지는 우아하면서도 복합미를 갖춘 와인입니다. 영어로 에센스라는 이름답게 에썽스는 두르뜨가 소유한 5개의 와이너리의 포도밭 320ha 중 오직 8ha의 최상급 밭에서 생산된 포도를 블렌딩합니다. 바로 오메독(Haut-Medoc) 그랑 크뤼 클라세 샤또 벨그라브(Chateau Belgrave), 생떼스테프(Saint-Estephe)의 크뤼 부르주아 샤또 르 보스끄(Chateau Le Boscq), 뻬삭-레오냥(Pessac-Leognan)의 샤또 라 갸르드(Chateau La Garde), 생쌩떼밀리옹 그랑 크뤼(Saint-Emilion Grand Cru)인 샤토 그랑 바라이 라마젤 피제악(Chateau Grand Barrail Lamarzelle Figeac), 보르도 슈페리어(Bordeaux Superieur) AOC를 생산하는 샤또 뻬이 라뚜르(Chateau Pey la Tour)입니다. 두르뜨의 오랜 경험과 열정, 그리고 모험정신이 이룩해낸 명작인 셈이죠.

두르뜨 오너 패트릭 제스탱(Patrick Jestin). 최현태 기자

두르뜨의 시작은 184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피에르 두르뜨가 두르뜨 프레르(Dourhe Freres)를 설립했으며 170여년 간 보르도의 명망 있는 4개의 가문들이 모여 지금의 두르뜨가 만들어집니다. 2007년 샴페인의 명가 티에노(Thienot) 가문까지 합류하면 현재의 두르뜨가 완성됩니다. 그랑크뤼 클라쎄인 샤또 벨그라브(Chateau Belgrave)를 비롯해 오 메독 크뤼 브루주아(Haut-Medoc Cru Bourgeois) 등급인 샤토 헤쏭 리져브(Chateau Reysson Reserve), 생 줄리엥 크뤼 부르주아(Sanit-Julian Cru Bourgeois) 등급의 샤또 르 보스크(Chateau Le Boscq)까지 9개의 최고의 샤토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코도르뉴 안나. 최현태 기자

롯데주류는 스페인 스파클링 까바의 최고봉 코도르뉴(Codorniu)를 선보보입니다. 코도르뉴 까바 클라시코 세코(Codorniu Cava Clasico Seco)는 JS포인트 90점, 꼬도르뉴 안나 아이스 까바 화이트(Codorniu Anna Ice Cava White) 90점, 꼬도르뉴 안나 리미티드 에디션(Codorniu Anna Cava Limited Edition)는 91점을 받았습니다.

 

까바의 고향 스페인 페네데스의 대표 생산자는 코도르뉴(Codorniu)와 프레시넷(Freixenet)인데 이중 코도르뉴의 역사는 1551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460년을 넘게 와인을 빚은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입니다. 1659년 코도르뉴 가문의 마지막 후손 안나 코르도뉴(Anna Codorníu)와 미쿠엘 라벤토스(Miquel Raventós)가 결혼하면서 본격적인 와인을 생산, 스페인의 가장 중요한 와이너리로 떠오르게 됩니다. 코도르뉴의 와인 역사는 혁명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872년 후손인 호세 라벤토스(Josep Raventós)가 스페인 최초로 샴페인과 같이 병에서 2차 발효와 숙성을 하는 전통방식으로 만든 까바를 생산했고 1984년에는 샤르도네를 중심으로 토착품종을 블렌딩한 까바 안나 드 코도르뉴(Anna de Codorníu )를 스페인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답니다. 안나 코르도뉴에게 헌정하는 까바인 안나는 샤르도네 70%, 자렐로·마카베오 15%, 파렐라다 15%를 섞었으며 현재 코도르뉴를 대표하는 까바로 유명합니다.

안나 코르도뉴 흉상. 홈페이지

꼬도르뉴는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규모가 큰 생산자이기도 합니다. 소유한 와이너리는 10개에 달하는데 꼬도르뉴(Codorníu), 라마(Raimat), 레가리스(Legaris), 바크(Bach), 스칼라 데이(Scala Dei), 알바디아 데 뽀벨렛 (Abadía de Poblet), 빌베나스 와이너리(Bilbaínas Winery), 누비아나(Nuviana), 아르테사(Artesa), 셉테마(Séptima)입니다. 스페인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20개 이상의 프레스티지, 메인 브랜드가 있고 100개국 이상의 나라에 연간 총 600컨테이너의 와인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또 세계에서 가장 큰 지하 4층, 30km규모의 대형 와인 저장고를 소유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위치한 코도르뉴 와이너리의 주요 건물은 1976년 카탈루냐 3대 건축가가 설계했으며 지하 와인 저장고와 함께 스페인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답니다. 매년 12만명 이상이 방문하며 FC 바르셀로나의 홈 구장인 캄프 누, 가우디의 건축물 사그라다 파밀리아 등과 함께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관광지이기도 합니다.

샴페인 누빌 꼬뜨 블랑쉐. 인스타그램
피오 체사레 바르베라 달바. 인스타그램

18일 오후 5시30분에는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제주에서 제임스 서클링이 직접 참여하는 와인디너도 열립니다. 서클링이 추천하는 와인 6종과 잘 어울리는 코스 음식을 페어링하며 서클링이 직접 와인을 소개합니다. 참가 셰프는 김승련(해비치 밀리우 헤드셰프), 알버트 룽(Albert Leung ·제임스서클링와인센트럴 홍콩 헤드셰프), 조희숙(한식공간·미슐랭 1스타), 타쿠로 오사와(Takuro Osawa·일본 도쿄 Pierre Herme 패스트리 셰프)입니다. 페어링하는 와인은 샴페인 누빌 꼬뜨 블랑쉐(Le Brun de Neuville Cote Blanche·93점), 오스트리아 와인 살로몽 운트호프, 리드 쾨글 리슬링 2022(Salomon Undhof Ried Kogl Riesling·93점). 미국와인 파비아 카보네 샤도네이 2020(Favia Carbone Chardonnay·97점), 이탈리아 와인 피오 체사레 바르베라 달바 2021(Pio Cesare Barbera d’Alba·91점), 스페인 와인 도미니오 드 핑구스, 피에스아이 2020(Dominio de Pingus PSI·93점), 프랑스 보르도 스위트와인 소떼른의 샤토 쉬드로 라이온즈 드 쉬드로 2016(Ch. Suduiraut Lions de Suduiraut)입니다.

 

최현태 기자는 국제공인와인전문가 과정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 레벨3 Advanced, 프랑스와인전문가 과정 FWS(French Wine Scolar), 뉴질랜드와인전문가 과정 등을 취득한 와인전문가입니다. 매년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최대와인경진대회 CMB(Concours Mondial De Bruselles) 심사위원, 소펙사 코리아 소믈리에 대회 심사위원을 역임했고 2017년부터 국제와인기구(OIV) 공인 아시아 유일 와인경진대회 아시아와인트로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보르도, 부르고뉴, 상파뉴, 루아르, 알자스와 이탈리아, 포르투갈, 호주, 독일 체코, 스위스, 조지아,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와이너리 투어 경험을 토대로 독자에게 알찬 와인 정보를 전합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