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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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도 락’ 힙한 불교에…“뉴진스님 공연 막아달라” 호소한 나라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디제잉으로 힙한 불교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는 뉴진스님이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해외로 진출한 가운데, 말레이시아가 “뉴진스님의 입국을 막아달라”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불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불교국제박람회에서 '뉴진스님'(윤성호) 공연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9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위카시옹 말레이시아 국회의원은 최근 승려 복장을 하고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한 댄스클럽에서 공연한 뉴진스님을 비판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나는 한국 DJ가 쿠알라룸푸르의 댄스 클럽에서 다시 공연하는 것을 금지하기 위해 당국에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 말레이시아 청년불교협회(YBAM)와 말레이시아 불광산에 동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뉴진스님이 불교 승려로 위장해 클럽에서 공연하면서 불교의 가치와 가르침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줘 말레이시아 불교계를 화나게 했다고 밝혔다. 

 

뉴진스님은 지난 3일 쿠알라룸푸르의 한 댄스클럽에서 공연을 펼쳤다. 이와 관련 온라인상에는 승려복을 입은 뉴진스님이 공연 도중 불교 용품을 사용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졌다. 이와 관련 일부 신도들은 뉴진스님의 공연이 불교 생활 방식을 ‘해롭고 무례하게 만들었다’는 식의 불만을 YBAM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위카이송 국회의원의 글. 사진 페이스북

말레이시아 중국인 협회 회장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그의 행위는 2주 후에 베삭데이(5월22일·부처님의 탄생, 깨달음, 죽음을 기념하는 축제)를 기념하는 불교계의 감정에 상처를 입혔다”고 밝혔다. 이어 “신성을 존중하기 위해 이민국, 경찰, 푸스팔사무국(외국 아티스트의 촬영 및 공연 신청을 담당하는 중앙위원회)에 뉴진스님의 입국을 막도록 지시해 줄 것을 내무부 장관에게 호소한다”고 했다.

 

뉴진스님은 오는 21일(베삭데이 하루 전) 말레이시아에서 다시 공연할 예정이었지만 취소됐다. 이에 대해 위 의원은 “예정됐던 뉴진스님의 두번째 공연이 취소됐다”며 “DJ가 공연 중 불교 승려로 위장해 종교적 감수성을 선동하고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불교계가 어떤 아티스트의 공연을 막을 의도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불교계는 뉴진스님이 ‘젊은 불교’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며 환영하는 입장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지난달 30일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뉴진스님에게 염주와 헤드셋을 선물하며 “새로운 불교를 함께 알려나가자”고 격려했다. 

 

윤성호는 작년 11월 조계사에서 오심스님에게 뉴진이라는 법명을 약식으로 받았다. 뉴진(NEW進)은 영어의 '뉴'(NEW)와 한자 ‘진’(進)을 결합해 새롭게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은 것인데 뒤에 스님을 붙이니 걸그룹 뉴진스를 연상시켜 두루 기억되는 효과도 있었다.

 

서울국제불교박람회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뉴진스님은 앞서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열린 ‘2024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극락도 락(樂)이다’는 타이틀로 화려한 EDM 무대를 꾸몄다. 그는 “이 또한 지나가리“, “극락도 락이다“, "부처핸썹“ 등의 구호에 맞춰 몸을 움직이며 좌중을 열광시켰고 예사롭지 않은 목탁 반주도 선보였다.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들은 조회수 수십만회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뉴진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오는 12일 서울 조계사 앞길에서 열릴 연등회에서 공연을 펼친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