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강남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30)씨는 매주 편의점에 들러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이씨가 사모으는 상품은 바로 24K 순금 0.5g. 편의점 한켠에 있는 황금색 자판기에서 본인인증을 마치면 ‘초미니’ 사이즈의 골드바가 나온다. 이 자판기에서는 0.5g 순금 외에도 1g, 1돈, 3돈 등 다양한 중량의 골드바를 판매하고 있다. 이씨는 “전에는 주기적으로 복권을 샀다면 최근엔 금값이 오르면서 저축과 투자용으로 금을 사고 있다”며 “특히 편의점 자판기를 통해 적은 중량의 금도 눈치 보지 않고 쉽게 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변동 심화로 편의점 업계가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을 유인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부터 지난 3월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비트코인까지 다양한 자산을 상품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은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이다. 편의점은 금값이 치솟으면서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소규모 단위의 ‘금테크(금+재테크)’를 하는 일명 ‘소금족(小金族)’을 겨냥하고 있다. ‘소금족’은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을 구매처로 선호하고 있다. GS25는 2022년 9월부터 금 자판기를 운영하고 있다. 2022년 9월부터 금 자판기 운영을 시작한 GS25는 현재 편의점 GS25 15점, 슈퍼마켓 GS더프레시 15곳, 전국 총 30개 점포에 자판기를 설치했다. 순금 자판기를 통해 0.5g 1g, 1돈부터 10돈 골드바까지 다양한 단위로 판매 중이다. 지난달까지 GS25 내 설치된 금 자판기로 판매한 금만 약 36억원으로 구매자의 절반 이상이 20대(14%)와 30대(38%)였다. 올해 어버이날을 겨냥해 이색 상품으로 카네이션 골드바(3.75g)와 카네이션 금목걸이(3.75g)를 내놓기도 했다.
CU도 지난달 한국조폐공사에서 제조한 카드형 미니 골드바 10종을 한정 수량으로 판매했다. 1g 제품은 판매 시작 이틀 만에 매진됐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각각 용의 해를 기념해 순금 상품 판매에 나섰다. 세븐일레븐은 순금 용(10돈)을 비롯해 골드바(5돈), 순금카네이션(1돈)을 판매하고 있으며, 이마트24도 용 골드바 1돈, 10돈 등을 팔고 있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과 연계된 상품도 나왔다. 이마트24는 이달 말까지 ‘비트코인 도시락(사진)’을 3만개 한정 판매한다. 가상자산을 도시락 제품과 연계해 내놓은 첫 사례다.
이마트24와 빗썸은 젊은 고객층이 가상자산은 물론 다양한 재테크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는 것에서 착안해 비트코인을 제공하는 신개념 상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도시락은 5900원에 판매되는데, 최대 3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받을 수 있는 쿠폰이 함께 들어있다. 쿠폰의 QR코드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앱에 접속하면 1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받을 수 있다. 계정 하나당 한 개의 쿠폰만 사용이 가능하다. 기존에 NH농협은행 계좌를 연결하지 않았던 이용자는 신규 연결로 2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더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