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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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尹, 김건희·채 상병 특검 거부권 결심한 듯…수사기관이 더 강력"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김건희 여사와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을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야당이 특검 도입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국회 재표결 시에는 야당에서 또한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황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대통령이 야당의 채 상병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해 (전날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현재 수사기관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뜻을 밝혔는데 거부권 행사를 결심한 것으로 봐야겠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뉴스1

황 위원장은 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통령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22대 국회에서 재표결이 이뤄져도 “무기명이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에서도 100% 그렇게 (찬성이) 되리라고 보지 않는다”며 “국회에서 신중한 토론을 하고 국익과 정치에 맞춰 표결하면 그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도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도 “그렇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검찰이나 경찰 수사력이 특검보다 어떻게 보면 광범위하고 강력할 수 있다”며 “(일반 수사에서) 미진한 점을 딱 잡아서 특검하는 것이 낫지, 전반적인 것을 처음부터 다 한다는 건 중복이고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야권 192석을 강조하며 탄핵까지 언급한 데에는 “의석은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야당이 170석이었는데도 탄핵이 됐다. 지금은 야당이 192석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9일 대구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이에 황 위원장은 “지난번에는 우리가 103석이었는데 현재는 108석”이라며 “당이 어떤 주의, 어떤 주장을 갖고 나가느냐에 따라 여론이 움직인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4년 내내 그 숫자(의석수)대로 한다면 국회가 필요 없다, 무슨 토론과 표결이 필요하겠느냐”며 “숫자에 매이는 것은 민주주의에 반하고 특히 의회주의에 반하는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황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전날 기자회견은 “소통이랄까,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한 언론과 국민의 비판이 있었는데 나름대로 잘 수용했다”며 “좋은 사인”이라고 평했다.

 

여당이 총선에서 참패한 뒤 당 혁신 방향을 ‘보수정당의 정체성 확보’로 잡은 배경으로는 “자성의 출발점은 ‘내가 누구냐’부터”라며 “보수정당으로서의 색깔, 방향, 이념이 공고하지 않으면 무엇 때문에 우리가 존재하는가라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지킬 보수의 가치가 이거라고 분명히 하고 이걸 설득하는 과정에서 외연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 정당하고 정통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왼쪽)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총회에서 당선 확정 후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보수의 가치를 다시 세우자는 얘기가 다시 우향우하자는 이야기 아니냐’는 의견에는 “우리가 자리를 그쪽(민주당 쪽)으로 감으로써 외연이 확장된다는 건 아니고 변질”이라며 “두 정당 사이에서 ‘(중도가) 이번에 국민의힘 말이 옳아’라면 우리한테 올 것이고 그게 외연 확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로는 대구 출신 추경호 의원이 선출됐다. 황 위원장은 “우리로서는 소중한 인물이 적절하게 됐다”고 봤다. 영남 출신 친윤(친 윤석열) 의원이 원내대표가 됐다는 당내 우려에는 “‘또 영남당’이니 ‘도로 윤(尹)’이니 하면 사람을 못 쓴다”고 했다.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시점은 “어떤 시기를 정하기가 현재 어렵다”며 “원내대표도 일주일이나 늦어졌고, 정책위의장도 이날 중으로 결정하자고 얘기를 나눴지만 그것도 여의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헌·당규 개정은 우리로 치면 헌법 개정”이라며 “시간에 쫓겨 하는것보다는 정확하게 여론을 수렴하고 협의를 완전히 한 다음, 결의를 보고 이의가 없도록 해나가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