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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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배정위 회의 정리 자료 제출…위원 명단은 익명으로"

정부가 의대정원 배정위원회의 회의 자료를 10일 법원에 제출하기로 했다. 배정위 위원 명단도 익명으로 제출한다.

 

그간 정부는 배정위가 회의록 작성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라며 자료 제출에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보여왔다.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후 브리핑에서 “배정위는 교육부 장관의 정책 결정을 위한 자문 역할을 담당한 위원회로서 법정 위원회가 아니며 관련 법령에 따른 회의록 작성 의무는 없다”면서도 “다만, 회의를 하며 주요 내용을 정리한 회의 결과를 가지고 있어 이를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정위는 전국 40개 의대가 정원 확대와 관련해 제출한 자료를 검토하고 지역거점 국립대, 정원 50명 이하의 미니의대를 중심으로 늘어난 2000명의 정원을 분배하기 위한 위원회다. 정부는 위원들의 사안의 민감성과 위원들의 개인 신상 노출 우려 등을 이유로 배정위 회의내용은 물론 회의 장소와 횟수 등도 공개하지 않았다. 

 

박 차관은 위원 명단과 관련해서는 “명단 실명 공개는 안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분이 의대교수인지, 공무원이라면 어디 소속인지 등을 알 수 있도록 그렇게 표기해서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사결정에 참여해 주신 분들의 개인적인 것(정보)들을 보호하는 차원이지만 국민의 알 권리도 충족되어야 돼야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으로 정리해 제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10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정부는 그간 배정위가 공공기록물관리법상 회의록 작성 의무가 있는 회의체가 아니라고 밝혀왔다. 교육부는 “법원이 배정위 회의록 등의 공개를 요청하지 않았다”며 배정위 자료 제출에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쳐왔다.

 

그러나 의대 증원의 정당성을 판가름할 수 있는 법원의 판결에 여론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는 만큼 투명한 논의에 대한 근거를 밝히면서, 사법부를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복지부는 기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및 산하 의사인력전문위원회 회의록도 제출할 예정이다. 다만 대한의사협회(의협) 등과 일대일 논의자리였던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록의 경우 모두발언과 보도자료 등을 제출하는 것으로 대체할 방침이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