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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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별x이 나와 설쳐”…유승민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 尹 발언” [금주의 말말말]

유승민,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추진에 부정적인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 비판
홍준표, 자신의 과거 ‘돼지 발정제’ 발언 언급하며 인신 모독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 맹비난
김형석, “내가 교육부 장관이라면 수능 폐지할 것…수능 탓에 아이들 고통받고 아까운 인생 버려”

 

‘금주의 말말말’은 최근 논란이 된 사안과 관련해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끈 주요 인사의 발언 등 한 주 동안 화제가 됐던 말들을 골라 소개합니다. 해당 발언에 대해 동의·지지하는 입장이거나 그 반대의 입장이거나,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요.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편집자 주>

 

◆유승민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말했던 사람이 윤 대통령”…‘김건희·채 상병 특검법’에 부정적인 윤 대통령 회견 비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아 1년 9개월 만에 한 최근 기자회견을 두고 여야 평가가 엇갈린 가운데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갑갑하고 답답했다”며 박하게 평가했다. 집권여당에 4·10 총선 참패를 안긴 민심의 뜻을 제대로 헤아리지도 못하고, 국민이 간절하게 듣고 싶었던 이야기도 빠진 ‘맹탕 회견’이었다는 투로 비판한 것이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회견을 마친 지난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중요한 질문에는 동문서답하고 ‘이걸 보고 있어야 하나, 또 실망하는 국민들이 많으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총선 참패에서 어떤 교훈을 깨달았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가 없었다”며 “대통령에게는 총선 참패 이전이나 이후나 똑같은 세상인 모양이다. ‘국정기조를 전환하느냐’는 질문에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답변이 압권”이라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정치 리더의 조건'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뉴스1

유 전 의원은 특히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도, 채상병 특검법도 모두 거부했다”며 “지난 대선 때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말했던 사람이 바로 윤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때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들께 걱정 끼쳐 드린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처음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도 거대 야당이 재추진할 ‘김건희 특검법’은 정치 공세로 일축했다. 국회 통과 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셈이다. 해병대 채 상병 순직과 관련한 수사 외압 의혹 특검 요구 목소리에도 “진행 중인 모든 수사와 사법 절차가 마무리된 후에도 국민들께서 ‘이건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고 하면 그때는 제가 먼저 특검하자고 주장하겠다”며 사실상 거부 쪽에 무게를 실었다. 

 

유 전 의원은 또 “(윤 대통령이) 민생경제도 새로운 정책 없이 그저 지난 2년간 해왔던 그대로 하겠다, 이것뿐”이라며 “여론에 떠밀려 마지못해 야당 대표(이재명)를 만나고 하나 마나 한 기자회견을 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진심으로 반성하고 성찰하고 남은 3년의 임기를 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이 없기 때문”이라며 “오늘 회견에 대해 국민들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앞으로 국정의 동력이 있을지, 두려운 마음”이라고 걱정했다. 아울러 “대통령이 변하지 않아도, 그럴수록 당은 더 철저하게 변화와 혁신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함께 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10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호텔 인터불고에서 열린 22대 국회의원 당선인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홍준표, “별x이 나와 설쳐”…‘돼지 발정제’ 언급하며 인신모독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 맹비난

 

의대 정원 늘리는 문제를 중심으로 정부와 예비 의사를 포함한 의사 집단 간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는 와중에 홍준표 대구시장과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거친 설전을 벌였다. 

 

홍 시장이 먼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국민의 80%가 의대 증원을 찬성하는데 유독 의사분들만 집요하게 증원 반대를 하면서 아예 공론의 장에 들어오는 것조차 거부하는 것은 의사될 때 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와도 맞지 않는다”며 “생명을 다루는 직업답게 경건하게 국민 앞에 서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의사는 개인이나 투사가 아니다. 공인이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임 회장도 4일 페이스북에 “(과거) 돼지 발정제로 성범죄에 가담한 사람이 대통령 후보로 나오고 시장을 하는 것도 기가 찰 노릇인데 세금 한 푼 안 깎아주는 의사들에게 공인과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운운한다”며 “그러니 정치를 수십 년 하고도 주변에 따르는 사람이 없는 것”이라고 홍 시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홍 시장이 2005년 발간한 자서전 ‘나 돌아가고 싶다’에서 주변 친구들의 강간 모의 계획을 막지 않았던 걸 후회한다고 밝히면서 소개한 ‘돼지 발정제’ 발언까지 거론하며 조롱한 것이다.

 

이에 홍 시장은 “논리에서 밀리면 음해로 인신공격하는 것은 저열한 인성을 가진 사람들이나 하는 못된 짓”이라며 “의사 정도 되는 사람이 그런 짓 하는 것은 그 수준을 의심케 하는 시정잡배나 다를 바 없다”고 발끈했다.

 

그는 또 “의사가 힘들어 용접공으로 직업 전환하는 사람도 있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며 “세상 어지러워지려니 별x이 다 나와서 설친다”고 임 회장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또 “50여 년 전에 내가 한 것도 아니고 하숙집 동료가 한 일을 묵과하고 말리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는 고백을 공범으로 몰고 파렴치범으로 모함하는 그 지능으로 의사라는 지성인 집단을 이끌 수 있겠나”라고 질타했다. 홍 시장은 “의사 증원에 찬성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겁이 나서 인신공격 못하고 내가 그렇게 만만하냐?”라며 “(임 회장이) ‘파업 교사’로 고발돼 조사 중이라는데 그냥 팍 (교도소에) 집어넣었으면 세상 조용해지겠다”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임 회장은 다시 “대구시장님께 사과드린다. 약물 이용 데이트 강간에 공모했다는 혐의는, 본인 주장에 의하면 전혀 법적,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이 아니라고 한다”며 “공범도 아니고 파렴치범도 아니라고 한다. 너무나 깨끗한 대구시장님께 사과드린다”고 글을 남겼다. 다분히 비꼬는 투였다.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9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김형석, 백 년의 지혜' 출간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형석, “내가 교육부 장관이라면 수능 폐지할 것…수능 탓에 아이들 고통받고 아까운 인생 버려”

 

최근 책 ‘김형석, 백 년의 지혜’를 내놓은 국내 최고령 철학자이자 수필가인 김형석(104) 연세대 명예교수는 “만약 내가 교육부 장관이라면 우선 줄 세우기에 급급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김 교수는 수능이 학문적 다양성도, 학생들의 사고력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젊은 애들이 고통받고 있다. 아까운 인생을 버리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플라톤의 저서 ‘국가’에 나오는 “지도자의 무지는 사회악”이란 말을 인용하며 정치권과 법조계를 싸잡아 비판했다. 정치권 주축인 ‘운동권 86세대’는 학창 시절 민주화 운동을 이유로 가장 공부를 안 한 세대라고, 검찰 출신 대통령까지 배출한 법조계는 고시(사법시험)를 준비하느라 국제적 감각이 결여된 사람들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김 교수는 윤 대통령이 낮은 지지율을 회복할 방안과 관련, “(윤 대통령이) 사상적 뒷받침, 역사적 지식 등을 갖추지 못했기에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사람들을 빨리 가져야 한다”며 “일주일이나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전문가·학자 등을 만나 ‘티 타임(차 담회)’을 가지며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사회문제에 대해 ‘절대적으로 이게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1920년 평북 운산에서 태어나 1947년 탈북 후 7년간 서울중앙중·고등학교에서 교사와 교감으로 근무했다. 이후 연세대 철학과 교수와 미국 시카고대와 하버드대 연구 교수 등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고독이라는 병’, ‘백년을 살아보니’, ‘백년의 독서’ 등이 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