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시사주간지 타임지(誌)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가운데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은 “미국인이 원치 않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은 과거 트럼프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밀월을 꼬집던 중 김정은을 ‘한국 대통령’이라고 잘못 표현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은 이날 캘리포니아주(州) 포톨라밸리에서 지지자들을 상대로 선거 유세를 했다. 바이든은 최근 공개된 트럼프의 타임지 인터뷰 내용을 문제 삼았다. 그는 “타임지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가 생각하기에 유럽 또는 아시아에 있는 미국의 동맹국들이 방위비를 충분히 지불하지 않는다면 트럼프는 동맹국들을 도우러 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 계신 여러분도 잘 알 것”이라며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 중 어느 누구도 그런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특징인 극단적 동맹 경시와 고립주의를 지지할 미국인은 아무도 없다는 뜻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타임지는 트럼프와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트럼프는 ‘한국에서 군대를 철수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한국이 우리를 제대로 대우하길 바란다”라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는 위태로운 위치에 4만명(실제는 2만8500명)의 군인이 있다”며 “이것은 말이 안 된다. 왜 우리가 다른 사람을 방어하느냐”고 반문했다. “우리는 지금 아주 부유한 나라(한국)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들(한국인)은 부유한 나라인데 왜 돈을 내고 싶어 하지 않느냐”고도 했다. 한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하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함으로써 한국을 방어하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한편 바이든은 이날 트럼프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북한의 김정은 등 독재자들과 친하다는 점을 비난하는 와중에 말실수를 했다. 김정은을 “남한 대통령 김정은(South Korean President Kim Jong Un)”이라고 부른 것이다. 이는 백악관 홈페이지에 그대로 게재됐다. 현재 81세인 바이든은 고령에 따른 실언이 잦다 보니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엔 너무 나이가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곤 한다. 미국 역사상 80대 나이에 대통령을 지낸 인물은 바이든이 유일하다. 경쟁자인 트럼프는 1946년생으로 현재 바이든보다 네 살 어린 77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