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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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9세 맞벌이 부부 36%는 ‘무자녀’

직장 업무와 출산·양육 양립 어려움 때문

젊은 맞벌이 부부 셋 중 하나 이상은 자녀가 없는 ‘딩크’(Double Income No Kids·맞벌이 무자녀 부부)인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한국노동연구원의 ‘지난 10년 무자녀 부부의 특성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노동패널 자료 분석 결과 2022년 기준 가구주가 25∼39세인 청년층 기혼 가구 중 27.1%는 무자녀 부부였다.

 

자녀 출산과 양육에 따른 부담 대신 부부의 안락한 삶을 꿈꾸는 ‘딩크족’이 늘고 있다. 한 신혼부부가 스마트폰과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청년층 무자녀 부부의 비중은 2013년 22.2%에서 10년 새 5%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부부가 모두 일을 하는 맞벌이 부부만을 놓고 보면 무자녀 비중은 더 크다.

 

25∼39세 청년층 맞벌이 부부의 무자녀 부부 비중은 2013년 21.0%에서 2022년 36.3%로 10년 사이 15.3%포인트 늘었다.

 

반면 홑벌이 부부 가운데 무자녀 비중은 2022년 기준 13.5%로, 맞벌이 부부의 3분의 1 수준이었고, 2013년 12.3%와 비교할 때 10년 새 큰 변화도 없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여전히 직장 업무와 출산·양육 양립의 어려움으로 경제활동을 포기하는 경우가 유자녀 부부에게 많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녀를 낳지 않는 ‘딩크족’이 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신혼부부 통계’에 따르면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 비중’은 전체의 절반 가까운 46.4%(37만8000쌍)로 전년 대비 0.6% 포인트 늘었다.

 

정부의 기대처럼 ‘혼인=출산’이라는 공식은 깨진 지 오래다. 2015년 15.8% 수준이던 ‘딩크족’은 2022년 24.9%까지 올라 5년 이내 결혼한 신혼가구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22년 사회조사에서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는 질문에 3명 중 1명(34.7%)이 부정적 답변(전적 반대+약간 반대)을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아이 키우기 힘드니 결혼해도 낳지 않겠다’는 세태가 반영된 통계들이다.

 

권익성 노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무자녀 부부의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주거 지원 확대가 필요해 보이며, 일·가정 양립을 촉진할 수 있는 지원 확대와 무자녀 부부 아내의 노동시장 특징별로 출산 유인을 높일 수 있는 맞춤형 정책이강화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