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서도 주말 사이 열린 경인권 대학의 의약학·첨단학과 입학설명회에 1천명 이상이 몰렸다.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의대 입학정원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증원을 '가정'해 수험전략을 짜야 하는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표했다.
입시업계에서는 법원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심리가 끝나고 이달 말 각 대학의 수시모집 요강이 발표되면 본격적인 입시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아주대학교가 전날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입학전형 콘퍼런스'에는 수험생과 학부모, 진로·진학 담당 교사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2시에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일대일 상담을 받기 위해 오전 8시 30분부터 줄을 서는 학부모들도 있었다.
설명회는 당초 400명 규모로 계획됐는데 지난 달 1~5일 닷새간 진행할 예정이던 1차 신청 접수가 10분 만에 마감되고 입시와 설명회 관련 문의가 폭주하면서 아주대 측은 참석인원을 1천명으로 늘렸다.
하지만 2차 신청 접수 또한 20분 만에 끝났다.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입학전형 시행계획이 공표되지 않은 탓에 고3 학부모들의 관심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발표한 의대 '2천명 증원'이 확정될 경우 기존 40명이었던 아주대 의과대학 정원은 120명으로 늘어난다.
2025학년도 입학전형에서는 10명을 줄여 110명을 모집할 예정인데,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으로 40명, 논술전형으로 20명, 정시모집으로 50명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아주대 입학처 관계자는 "최근 입시의 불확실성 때문에 학부모와 수험생 불안감이 커지면서 각종 부정확한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며 "수험생들에게 가능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고,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최근 3개년 입시 결과 자료와 논술 가이드북 등도 만들어 배부했다"고 설명했다.
행사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의대 증원에 대한 기대감과 증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것에 대한 답답함을 함께 드러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고3 학부모 안모 씨는 "지금 (수험생의) 상황은 안개가 걷히지 않아서 너무 답답한데 그래도 앞으로 가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안씨는 "저도 그렇고, 아이도 그렇고, 일단 증원이 된다는 희망을 품고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제일 최전방에서 손해 보는 것은 결국 수험생들"이라고 지적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다른 학부모 이모 씨도 "일단 학생부종합전형 평가 방법과 실제 합격 사례 등을 들을 수 있어서 궁금했던 부분이 좀 해소됐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정원이 늘어나느냐인데 5월이 되도록 '물음표'인 게 제일 큰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가에서는 의료계의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 결과가 다음 주중 나올 예정인 만큼 다음 주가 지나면 올해 의대 입시의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입시업계 역시 이달 말 대학별 수시모집요강이 발표되면 본격적인 의대 입시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원뿐 아니라 비수도권 의대 지역인재전형과 각 대학의 수시·정시모집 비율 등이 모두 베일에 싸여 있어 모집요강이 발표되면 최대한 유리한 입시전략을 짜려는 수험생·학부모들의 고민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 입시학원의 관계자는 "비수도권은 지역인재전형이 늘어나 수시모집 합격선이 다소 내려갈 수 있지만, 지역인재전형이 없는 경인권 의대의 경우 수도권 수험생이 몰리면서 정시모집 합격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다만, 아직도 입학전형 관련 세부 사항이 확정된 게 아니므로 수험생들은 이달 말 발표되는 모집요강을 꼭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