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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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야스섬처럼… 상암 ‘펀시티’로 대변신

오세훈, 재창조 구상 공개

몰입형 미디어 체험시설 등 건립
DMC·월드컵공원·한강 일대 연계
모노레일·곤돌라·순환버스 도입도
“주거·문화·녹지 공존 도시 개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대가 녹지 속 즐길거리가 가득한 복합 문화·여가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상암 월드컵공원 내 평화의공원에 들어설 대관람차를 필두로 한강 일대를 하나로 연계하기 위한 공간 전략과 다채로운 콘텐츠를 고안하고, 거점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교통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야스섬을 방문해 ‘지속가능한 미래, 즐거움과 활력이 가득한 세계인의 상암’이라는 비전 아래 추진 중인 상암 재창조 구상을 공개했다. 서울의 관문인 상암을 자연과 미래 세대를 고려한 ‘에코 시티’이자 즐거움이 가득한 ‘펀 시티’, 세계적 인재가 모이는 ‘크리에이티브 시티’로 조성한다는 목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야스섬 개발·운영사인 아부다비 정부 소유 투자기관 '미랄 애셋 매니지먼트' 관계자와 야스섬 주요 관광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아부다비 북동쪽에 위치한 야스섬은 과거 사람이 살지 않는 모래섬에 불과했지만 2006년부터 공공·민간 협업으로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에 착수해 천지개벽 수준의 변화를 일궜다. 25㎢ 부지에 40여개의 최고급 호텔과 세계 최대 규모 실내 테마파크인 ‘페라리 월드’, ‘워너브러더스월드’, ‘야스 워터월드’ 등 레저 시설이 즐비한 UAE 대표 엔터테인먼트 지구로 자리매김했다. 오 시장은 이날 야스섬 내 실내 스카이다이빙·클라이밍 시설 ‘클라임’과 페라리월드 등 가족 여행에 최적화한 시설을 중점적으로 둘러봤다. 야스섬 개발사 관계자는 가족 단위 방문객의 비중을 묻는 오 시장의 질문에 “60% 이상이 가족이고 나머지는 연인이나 단체 관광객”이라고 답했다.

오 시장은 이날 UAE 출장 동행 기자단과의 간담회를 열고 상암에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여가 공간을 배치해 일자리·주거·문화·녹지가 조화롭게 공존하도록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오 시장은 “직장과 주거지가 가깝고 여가도 즐길 수 있는 직(職)·주(住)·락(樂)이 실현돼야 시민들의 삶의 질이 확보될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서울에는 유휴부지 많지 않다”며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는 하늘공원, 노을공원, 월드컵공원을 비롯해 한강공원까지 이어지는 유휴 공간과 녹지공간이 충분히 확보된 최적의 공간”이라고 말했다.

신속한 변화를 위해 현재 추진 중인 문화비축기지, 마포농수산물시장, 자원회수시설 일대를 핵심 선도 사업으로 구체적인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개별 사업의 추진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철도, 공원, 도로 등으로 단절된 DMC와 월드컵공원, 한강 일대 공간의 통합을 꾀한다. 이를 위해 경의선·강변북로 지하화로 발생하는 신규 부지를 활용하고 도로와 녹지를 재배치해 공간 연계 전략을 마련한다.

상암 재창조 첫 번째 사업으로 내년 하반기까지 문화비축기지에 몰입형 미디어 기반의 체험형 여가시설을 만든다. 마포농수산물시장은 K푸드와 문화를 소개하는 오픈 마켓으로 활성화해 인근에 들어설 대관람차와 함께 ‘펀 시티’의 핵심 공간으로 꾸민다. 노을·하늘공원은 DMC 랜드마크 부지와 연결하고 가족 친화적인 복합 문화·여가 공간으로 조성한다.

일대에는 모노레일과 곤돌라, 순환버스 등 새로운 교통수단을 도입하고 기존 노선과의 연결성을 높여 접근성을 개선한다. 오 시장은 “한강공원 등 각 거점으로 더 편안하게 접근하도록 하기 위해 집라인, 모노레일, 무빙워크 등 최첨단 이동 수단을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쓰레기매립지를 녹지로 재탄생시킨 상암의 배경에 ‘펀’ 기능을 더하면 정원도시의 대표적인 공간이 될 잠재력이 있다”며 “이곳에 추가로 소각장이 하나 더 들어가게 되는데, 그 역시 잘 디자인하고 스토리텔링을 입히면 혐오시설로 분류되는 것이 오히려 매력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부다비=이규희 기자 l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