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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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계’가 장악한 민주당… ‘또 대표는 이재명’ 찬성 릴레이

정청래 “이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앞장서겠다”
‘비명횡사’ 한 민주당, 예견된 수순 분석

‘친명(친이재명) 체제’가 구축된 더불어민주당에서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 대표의 연임을 주장하는 ‘또대명’(또 대표는 이재명)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 친명계를 중심으로 ‘합의 추대’ 주장까지 나온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은 12일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께는 가혹하고 힘들겠지만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불가결“이라며 “이 대표께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박찬대 원내대표. 뉴시스

전날 정청래 최고위원도 “이 대표는 지난 2년간 (현 정권의) 야당 탄압, 정적 죽이기에 맞서 싸우기에 바빴다. 당 대표로서 그의 능력을 100% 보여주지 못했다”며 “한 번 더 당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이 대표를 설득하고 권유하는데 총대를 멜 생각”이라며 “본인은 말도 못꺼내게 하며 손사래를 치는 중입니다만 제가 정성을 다해 당대표 연임 추대분위기 조성에 앞장 서겠다”고 덧붙였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됐던 정 최고위원이 이 대표 합의 추대론을 띄우면서 민주당 내 이 같은 분위기가 더 무르익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지난 9일 MBC ‘뉴스룸 뉴스외전‘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대해 “이 대표야말로 윤석열정부 하에서 민주당과 야당 192석을 총지휘할 사령관이 아니겠느냐는 당원들의 인식이 있었다. 이제는 당원들 목소리를 넘어 일부 의원들도 그 주장을 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안쓰러운 일이나 당으로선 강력한 지도체제 하에서 똘똘 뭉쳐서 개혁과제를 완수해나가는 데 박찬대 혼자 하는 것보다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솔직히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겠다”며 ”(이 대표가) 결정하는 대로 수용하고 같이 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공천 과정에서 ‘비명’ 인사를 대거 낙천하며 친명 체제를 구축한 ‘이재명의 민주당’이 선거에 승리하는 순간부터 예견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공천 때 정청래(서울 마포을), 박찬대(인천 연수갑) 의원 등 친명계 현역과, 추미애(경기 하남갑)∙전현희(서울 중성동갑) 등 원외 인사는 대부분 단수 공천을 받은 반면, 비명계 인사는 컷오프(임종석∙홍영표∙기동민) 되거나 경선을 거쳐 결국 낙천(전해철∙박용진)되며 ‘비명횡사’가 줄을 이었다.

 

비명계 당권 주자로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박용진 의원 등이 있지만 당내 입지가 좁아 이 대표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다. 영국 유학 중에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 차 일시 귀국하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지만,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돼 영향력이 제한적이다.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의 총재를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두번째다.

 

결국 이 대표의 결심에 따라 연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최근 참모들에게 대표 연임에 대한 의견을 묻고는 본인의 견해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대표의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로 이 대표가 연임해도 대권 도전에는 문제가 없다. 이 대표가 연임할 경우 2026년 6월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하게 된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