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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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님’ 윤성호가 말레이 비판 여론 거세지자 보인 반응

한국에서 ‘힙한 불교’를 만드는 역할로 불교계 지지를 받고 있는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이 최근 말레이시아 한 클럽에서 공연을 펼친 뒤 불경을 희화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윤성호가 말레이시아 불교계 비판 여론에 간접적으로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뉴진스님' 개그맨 윤성호가 JTBC뉴스룸 출연을 앞두고 찍은 사진. (윤성호 SNS)

윤성호는 지난 1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뉴진스님 말레이시아 공연 현지 반응”이라는 글과 함께 공연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관객들은 일제히 윤성호를 휴대폰 카메라로 찍으며 호응하고 있다.

 

지난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윤성호가 지난 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한 클럽에서 승려복을 입고 공연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 영상 등을 통해 퍼졌다. 

 

이후 현지 불교계와 정치권에서 그를 향해 “입국을 막아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일부 신도들은 뉴진스님의 공연이 불교 생활 방식을 ‘해롭고 무례하게 만들었다’는 식의 불만을 말레이시아 청년불교협회(YBAM)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중국인 협회 회장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그의 행위는 2주 후에 베삭데이(5월22일·부처님의 탄생, 깨달음, 죽음을 기념하는 축제)를 기념하는 불교계의 감정에 상처를 입혔다”고 밝혔다. 이어 “신성을 존중하기 위해 이민국, 경찰, 푸스팔사무국(외국 아티스트의 촬영 및 공연 신청을 담당하는 중앙위원회)에 뉴진스님의 입국을 막도록 지시해 줄 것을 내무부 장관에게 호소한다”고 했다. 

 

결국 오는 21일 예정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연은 취소됐다. 이에 대해 위 의원은 “예정됐던 뉴진스님의 두번째 공연이 취소됐다”며 “DJ가 공연 중 불교 승려로 위장해 종교적 감수성을 선동하고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불교계가 어떤 아티스트의 공연을 막을 의도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성호는 이같은 논란에 대해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공연 영상으로 갈음했다.

 

한편, 한국 불교계에서는 뉴진스님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지난달 30일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뉴진스님에게 염주와 헤드셋을 선물하며 “새로운 불교를 함께 알려나가자”고 격려했다. 

 

개그맨 윤성호가 자신의 SNS에 올린 말레이시아 공연 영상. (윤성호 SNS)

뉴진스님은 앞서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열린 ‘2024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극락도 락(樂)이다’는 타이틀로 화려한 EDM 무대를 꾸몄다. 그는 “이 또한 지나가리“, “극락도 락이다“, "부처핸썹“ 등의 구호에 맞춰 몸을 움직이며 좌중을 열광시켰고 예사롭지 않은 목탁 반주도 선보였다.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들은 조회수 수십만회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윤성호는 작년 11월 조계사에서 오심스님에게 뉴진이라는 법명을 약식으로 받았다. 뉴진(NEW進)은 영어의 '뉴'(NEW)와 한자 ‘진’(進)을 결합해 새롭게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은 것인데 뒤에 스님을 붙이니 걸그룹 뉴진스를 연상시켜 두루 기억되는 효과도 있었다.

 

이후 뉴진스님은 대만과 홍콩에도 진출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