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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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켜있는 이대성 실타래, 어떻게 풀릴까

일본 프로농구 B리그 시호스즈 미카와 이대성(34)이 KBL 자유계약선수(FA)를 신청하자 A구단이 영입 준비에 나섰다. 조건 없이 이대성의 해외 진출을 허락해 보상선수 등도 건지지 못할 처지인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불만이 가득하다. 이대성 에이전트는 가스공사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토로한다.

 

2022∼2023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은 이대성은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전 소속팀 가스공사는 이대성이 타 팀으로 이적할 경우 보상선수나 보상금을 챙길 수 있었지만 조건 없이 풀어 줬다. 이 때문에 이대성에게 관심이 있던 수도권 B구단도 영입을 포기했다. 가스공사와 B구단 모두 해외 무대를 꿈꾸는 이대성의 의사를 존중한 것이다.

 

당초 호주 진출을 노렸던 이대성은 일본 미카와에 둥지를 틀었고 올 시즌 60경기에서 평균 7.2득점 2.5어시스트 1.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미카와도 이대성과 함께 36승28패를 기록하며 중부콘퍼런스 2위에 올랐다. 미카와와 5월에 계약이 끝나는 이대성은 현재 포스트시즌 일정을 소화 중인 가운데 해외 진출 1년 만에 FA를 신청했다.

 

가스공사가 이대성을 ‘임의탈퇴’ 방식을 선택하지 않고 FA로 풀어 주면서 일이 꼬였다. 이대성이 4∼5년 뒤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기에 40대를 바라보는 이대성에게 기존 연봉 5억5000만원을 주기에 부담을 느꼈던 이유다. 하지만 이로 인해 이대성이 한국에 복귀하면 어느 팀이든 뛸 수 있는 상황이 됐고 가스공사는 이대성을 다른 팀에 내주고 보상도 받지 못할 처지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이)대성은 팀의 대표 선수였고, 구단 역시 선수가 서운하지 않게 큰 신경을 써 줬다”며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KBL은 보완책을  마련해야 하고, 대성이를 데려가는 팀은 보상선수도 줘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대성 측은 무조건 한국에 돌아오겠다는 것이 아니라 일본과 계약 연장이 안 됐을 때에 대비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대성 에이전트는 “우리의 계획과 의지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은 측면도 있다”면서 “일본 구단 역시 이대성이 B리그에 남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한국에 FA를 신청한 사실 등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대성은 우선 일본 잔류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카와는 최근 라이언 미츠먼 감독과 계약을 연장했다. 올 시즌 낸 성과에 만족한다는 의미다. 미츠먼 감독이 이대성을 요긴하게 사용한 만큼 교체 가능성이 작다는 게 농구계 평가다. 하지만 이대성이 일본에서 뛸 의지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농구인은 “시즌 중반부터 이대성이 복귀하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며 “이대성이 일본에서 철저하게 외국인 선수 취급을 받았고 고참으로서 낯선 환경을 힘들어했다”고 귀띔했다.

미카와 시즌이 끝났고 이대성은 FA를 신청했지만 당장 어느 팀과 계약을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이대성과 미카와 사이의 계약이 마무리된 뒤에야 KBL 구단과 계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대성은 5월 말까지 미카와와 계약이 된 상태고, FA는 28일까지 진행된다. 때문에 미카와가 계약을 종료해줘야 이대성은 국내 팀과 뛸 수 있는 상황이 된다. KBL 관계자는 “소속팀과 계약이 마무리됐다는 확인 문서가 있어야 국내리그 FA 계약 절차가 시작된다”며 “이 문서가 도착하기 전 이대성과 맺는 계약은 모두 무효기 때문에 확인서는 FA 계약기간 이내에 도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FA 협상은 28일까지 진행된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