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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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사만족도 21% 역대 최저, 교권보호 대책 보완 시급하다

추모의 빛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강당 앞에 추모객들이 놓고 간 국화가 놓여 있다. 강당 외벽에는 추모객들이 적은 메시지가 붙어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이 학교 담임 교사 A씨가 학교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2023.7.20 hihong@yna.co.kr/2023-07-20 21:28:45/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교권 침해로 교직의 인기가 시들해지는 가운데 현직 교사 10명 중 2명 정도만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선택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총이 5월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1만13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렇게 답한 사람은 19.7%에 불과했다. 이는 2012년부터 교총이 실시한 9차례의 설문조사를 통틀어 역대 최저수준이자 첫 10%대 기록이다. 현재 ‘교직생활에 만족하느냐’에 대해서 ‘그렇다’고 응답한 교사도 21.4%에 그쳤다. 이 또한 2006년 첫 설문(67.8%)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 수치다. 교사들의 교직생활 만족도를 높일 대책이 시급하다는 증표다. 교육 현장이 이러한데 우리나라의 미래가 어떻게 밝을 수 있겠나.

교직생활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문제 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31.7%),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24.0%) 등의 순으로 꼽았고, ‘교육과 무관한 과중한 행정업무와 잡무’(22.4%) 등이 뒤를 이었다. 교원의 62.7%는 학생·학부모의 몰래 녹음을 방지할 기기를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그들이 얼마나 힘든 환경에서 수업을 하는지 알 수 있다.

교사들이 학생지도와 학부모의 민원에 대해 여전히 큰 부담을 느끼는 것은 지난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던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 이후에도 교권 회복과 개선이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교원 67.5%가 올해 3월부터 교권 5법이 시행됐지만 현장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다고 답한 것만 봐도 그렇다. 응답자의 5.9%는 ‘이전보다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교육현장의 교권침해에 대한 정밀 점검과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 하겠다. 최근 전국 8개 교대와 한국교원대 등의 대입 전형 결과 경쟁률과 합격점수가 낮아지고 명예 퇴직자가 느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교육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교사들이 가르치는 일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나라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정치권과 진보 성향 교육감들은 학생 인권 보호에 치중해 교권 보호를 소홀히 한 과오를 반성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이 학생인권조례 대신 추진하겠다고 밝힌 학생인권법에 대해 79.1%의 교사가 반대하는 것을 유념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