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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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셰르파, 에베레스트 등정 29회 ‘신기록’

54세 리타 “60세까지 일할 것”
30년 전 처음 父따라 정상 올라
英 쿨, 18회로 외국인 최다 기록

네팔인 셰르파(등반 안내인) 카미 리타(54)가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해발 8848.86m)를 29번 오르며 신기록을 세웠다. 같은 날 영국인 산악 가이드 켄턴 쿨(50)도 18회 등정에 성공했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리타 셰르파는 이날 29번째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하며 역대 산악인 가운데 가장 많이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사람이 됐다. 셰르파는 네팔 한 종족의 이름·성(姓)인 동시에 등반 안내인이란 의미로 쓰인다. 단순히 가이드의 역할에만 그치지 않고 산악에 필요한 전반적인 준비와 등정 루트 선정, 시간 조정 등 모든 것을 조언한다.

12일(현지시간) 네팔인 셰르파 카미 리타(가운데)가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를 29번째 오르며 신기록을 세웠다. 사진은 지난해 5월25일 리타가 28번째 등정을 마치고 네팔 카트만두 공항에 도착한 모습. 카트만두=AP연합뉴스

리타는 셰르파로 일했던 아버지를 따라 1994년 5월 처음으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 이후 그는 거의 해마다 에베레스트 정상을 찾았고 K2 등 다른 고봉에도 여러 차례 올랐다. 2019년에는 5월15일과 21일, 일주일 동안 두 번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각각 그의 23번째, 24번째 등정 기록이었다. 지난해 5월17일과 23일에도 일주일 동안 2번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리타는 과거 BBC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60세까지 등정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같은 날 영국인 쿨도 18번째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하며 외국인 기준 최다 등정 기록을 세웠다. 네팔 관광국의 라케시 구룽은 AFP에 “두 사람이 오늘 (에베레스트) 정상에 도달해 기록을 세웠다”고 말했다.

쿨은 큰 부상을 딛고 정상에 오르는 데 성공한 인물이다. 그는 1996년 암벽 등반을 하다 사고를 당해 양쪽 발꿈치뼈가 부러졌는데, 주위 도움 없이는 다시 걸을 수 없을 것이란 이야기까지 들을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하지만 쿨은 각고의 노력 끝에 이를 이겨냈고 등정에 성공했다.

네팔에는 해발 8000m 이상인 히말라야 14좌 가운데 에베레스트 등 8개 봉우리가 있다. 에베레스트 정상에 처음 오른 산악인은 1953년 뉴질랜드 산악인인 에드먼드 힐러리와 텐징 노르가이 셰르파다. 지난해에는 산악인 600명 이상이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는데 이 과정에서 18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