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송경호(사법연수원 29기) 서울중앙지검장이 13일 이창수(30기·사진) 전주지검장으로 전격 교체됐다. 서울중앙지검 수사 실무를 지휘하는 1∼4차장검사는 전원 교체됐고, 이원석 검찰총장의 대검찰청 참모진도 대거 바뀌었다.
오는 9월 임기 만료를 넉 달 앞두고 있는 이 총장이 ‘임기 내에 관련 수사를 매듭짓겠다’며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수사팀을 꾸리게 한 지 11일 만의 일이다. 검찰 안팎에선 “인사의 내용을 떠나 시기와 방법론 측면에서 의문이 드는 인사”라며 “관련 수사를 저지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겠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대검 검사급(고검장·검사장) 검사 39명(신규 보임 12명, 전보 27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부임 일자는 오는 16일이다.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으로는 이 전주지검장이 발탁됐다. 이 지검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20년 대검찰청 대변인을 지낸 대표적 ‘윤석열 사단’ 인사로 평가된다. 성남지청장 시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관련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을, 지난해 9월 전주지검장으로 승진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특혜 채용 의혹 수사를 이끌었다.
송 지검장은 부산고검장으로 발령됐다. ‘고검장 승진’의 모양새를 갖추긴 했지만 김 여사 수사를 두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은 데 따른 좌천성 인사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춘천지검 영월·원주지청 방문으로 서초동 집무실을 비운 이 총장은 인사 발표 뒤 14일 예정됐던 충북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야당은 이 지검장 발령에 대해 “김 여사 수사 방탄의 서막”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이번 인사에 대해 “김 여사 수사가 본격화하는 이때, 대통령 심복을 중앙지검장에 앉힌 건 기어코 김 여사를 성역으로 만들라는 시그널로 읽을 수밖에 없다”고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