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한·중 외교장관회담에 대해 14일 “이견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회담이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조 장관은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는데 회담의 의의를 뒀다.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전날 베이징에 도착한 조 장관은 왕 부장과 회담한 뒤 이날 특파원들과 만나 “이견을 좁히는 자리가 아니라 각자의 입장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배경 등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북핵 등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이 밝혀온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은 “4∼5년 전 중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할 수 있었던 건설적 역할과 지금의 역할 수준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뿐만 아니라 미·중 전략 경쟁이 겹쳐서 한 해 (대북 결의) 4개는커녕 의장 성명 하나 채택하지 못하는 안보리 상황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가 기대하는 (중국의) 역할이 있는데 거기 못 미치는 것을 자주 보고 느끼니까 제가 어제 이야기했다”며 “거기에 대해 왕 부장도 나름대로 논리를 갖고 설명했고, 동의는 서로 못했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고 양국 정상 간 상호 방문의 필요성이 있다는 선에서 거론됐다고 언급했다. 냉각된 한·중 관계와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지금까지의 윤석열정부의 외교 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 외교부는 북한과 관련해 “양국은 중·일·한(한·중·일) 협력과 조선반도(한반도) 형세 등 공동의 관심사인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언급했다.
조 장관은 이날 중국 지역 공관장들을 소집해 회의를 주재하며 지방정부 차원의 외교가 한·중 관계 발전에 추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