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040세대 모임인 첫목회가 14일 보수 재건과 당 혁신을 주제로 연 밤샘토론에서 당지도부를 겨냥한 쓴소리가 터져 나왔다.
첫목회 간사인 이재영 서울 강동을 당협위원장은 “역사적으로 보수는 시대정신에 발맞춰 변화를 추구해 왔다“며 “보수우파를 대표하는 국민의힘은 지난 10년간 변화에 대한 치열한 노선투쟁을 외면했고, 우리의 정체성도 함께 퇴색돼 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20대, 21대, 22대 총선에서 연거푸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패한 것을 거론하며 “앞으로 치열한 토론을 통해 우리 진영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우리의 언어로 새롭게 정립하고 국민과 공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첫 발제자 설주완 변호사는 스윙보트가 많은 수도권에서 전략이 부재했다는 점을 짚었다. 설 변호사는 “이번 선거는 ‘정권심판론’ 광풍이 뒤덮은 선거”라며 “국민의힘에서 수도권 전략이 전혀 눈에 보이지 않았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을 내세웠지만 공격하는 무기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설 변호사는 “다음 총선을 생각하면 수도권 전략이 필요하다”며 “수도권의 표 득표율이 겨우 5% 차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중도 표의 응징으로 그대로 총선까지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가 뽑혔지만 뭘 하고 있냐는 생각이 드는 것도 문제”라며 “국민이 됐다고 할 때까지 변화하고 쇄신하겠다고 하는데, 황우여 비대위에서 될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목표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위원장은 8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보수의 아성이 옛날만 못한 것 아니냐, 그래서 5%포인트의 선을 넘지 못한 것 아니냐”, “외연 확장을 도모하다 보니까, 보수 내부의 결집을 위한 공통의 인식이 좀 약해졌다”고 발언했다. 다수득표제 탓에 의석수는 밀렸지만 전체 득표율에서는 5%포인트(p) 차이뿐이라는 취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지역구 투표에서 50.48%를, 국민의힘은 득표율 45.08%를 거뒀다. 황 위원장 발언이 나오자, 애써 현실을 부정한다는 자조가 당 안팎에서 터져 나왔다.
설 변호사는 “지금 보수 진영에서 내야 할 메시지는 경제와 관련된 미래 비전”이라며 “이제까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아쉬움을 쳐내기에 바빴고, 통합하는 게 아니라 뺄셈하느라 바빴다. 구체적인 경제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박상수 인천 서구갑 당협위원장은 △기회의 사다리 복원 △예측 가능한 사회의 실현 △평범이 평범해지는 사회 △애국심과 동료애 등 전통적 가치의 현대적 부활 등을 주제로 발제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민주당은 총선에서 대승한 뒤 숨 돌릴 틈도 없이 재집권 전략 세미나를 6회에 걸쳐 진행한다고 한다”며 “참패한 우리는 도대체 뭘 하고 있나. 지금 한가하게 계파 싸움을 할 때인가”라고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