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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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전차, 라파 주거지역 진입…가자지구는 공습으로 사망자 속출

이스라엘군 전차가 라파 주거지역까지 진입하면서 충돌이 발생하고 가자지구에서는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인 수십명이 숨지고 다쳤다. 이스라엘이 라파 지상전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면서 이 지역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라파 동부 지역으로 이스라엘군 전차가 진격해 주요 도로를 지나고 일부는 주택가까지 진입했다. 한 목격자는 로이터통신에 이스라엘군이 “시가지 안의 거리에 들어왔고 충돌이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군사조직은 라파 동부 알살람 지역에서 이스라엘군 수송 차량을 미사일로 공격했으며 안에 타고 있던 인원 일부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소탕과 인질 구출 등을 이유로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100만명이 넘는 피란민과 주민이 머무는 라파에 지상군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7일 전차 등을 동원해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관문인 라파의 팔레스타인 쪽 검문소를 장악한 데 이어 라파 쪽으로 더 깊숙이 진격 중으로 알려졌다.

 

현지 주민들은 이스라엘군 전차가 전날 주요 도로 중 하나인 살라흐앗딘 도로를 차단했으며 폭격과 포격이 격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라파에서는 같은 날 병원으로 이동하던 유엔 차량이 공격받아 직원 1명이 사망하고 다른 한명이 부상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지상군의 라파 진입이 임박했다는 위기감에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은 다시 피란에 나서 북쪽과 서쪽으로 향하는 주요 도로가 꽉 막힐 정도로 혼잡한 상황이라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가자지구 중부에서는 이스라엘군이 이날 새벽 알누세이라트 난민촌을 두 차례 공습해 사상자가 속출했다고 미국 CNN방송과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오전 1시쯤에는 100여명이 지내는 4층 주택 건물을 공격했고 두 시간 뒤에는 유엔 기구가 운영하는 학교를 타격했다. 가자 보건부는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인 최소 36명이 숨졌다고 밝혔는데 이 중에는 어린이도 포함됐고 상당수가 다치거나 무너진 건물 아래에 깔렸다고 전해졌다.

 

가자지구 구호 차질로 인도적 위기가 발생한 것을 두고는 이집트와 서로 ‘네 탓’을 하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세계는 가자지구 인도주의적 위기의 책임을 이스라엘에 묻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는 열쇠는 우리 이집트 친구들 손에 있다”며 이집트에 인도적 지원 재개를 촉구했다. 지난 7일 라파 국경검문소의 팔레스타인 쪽 구역을 이스라엘군이 장악한 이래 가자지구 내 구호품 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책임을 이집트에 돌린 것이다.

 

이에 이집트 외무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이스라엘 책임이며, 라파에서 하는 이스라엘군의 작전이 구호품 전달이 차질을 빚는 주요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미국도 구호물품 전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국방부가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구호물자를 전달하기 위해 미군이 건설한 임시부두가 수일 안에 가동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임시부두 설치가 언제 완료되느냐는 질문에 날짜를 특정하지는 않으면서도 “앞으로 며칠 안에 가동된다고 봐도 좋다”고 답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봉쇄하며 라파 등 기존 경로로 구호물자를 전달하기 어려워지자 미국은 바닷길로 구호물자를 전달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임시부두를 건설해왔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