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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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혐의’ 김호중측, 매니저에 경찰 대리출석 요청했나?…녹취파일 존재 가능성

김호중 소속사 대표 “매니저 사고 접수 내가 지시…음주 절대 아니다”
연합뉴스

경찰이 심야에 서울 강남 도로에서 사고를 내고 그대로 달아난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씨에 대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씨 차량 블랙박스에 메모리 카드가 빠져 있었던 점을 이유로 전날 김 씨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고 있다.

 

김씨의 매니저인 30대 남성은 사고 3시간여 뒤 김씨가 사고 당시 입었던 옷을 입고 경찰에 찾아와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은 김씨는 사고 17시간 뒤인 다음 날 오후 4시 30분에야 경찰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은 차량 소유주가 김씨인 점 등을 토대로 집중 추궁한 끝에 김씨 자신이 직접 운전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운전자 바꿔치기뿐만 아니라 김씨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정황까지 속속 밝혀지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매니저에게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며 경찰에 대신 출석해달라고 한 녹취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김씨 소속사가 사건을 은폐하려 한 가능성까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씨 매니저 등에 대해 범인도피죄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사라진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에 담긴 영상과 음성은 김씨와 매니저 등의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단서가 될 전망이다.

 

김씨 소속사인 생각엔터테인먼트의 이광득 대표는 “매니저에게 자수하라고 지시한 것은 김호중이 아니라 나였다”며 “내가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입고 대신 경찰서에 가 사고 처리를 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이날 뉴스1에 말했다.

 

김씨의 친척 형이기도 한 이 대표는 “김호중은 당일 유흥주점에 나와 함께 있던 일행들에게 인사 차 들렀으나 콘서트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았다”며 “김호중은 인사하고 얼마 뒤 먼저 귀가했고 운전미숙으로 사고가 났다. 사고 당시 김호중에게 ‘공황’이 심하게 와서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사라진 블랙박스 메모리카드에 대해서는 “현장에 나보다 먼저 도착한 다른 매니저가 본인의 판단으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먼저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제가 대신 출석해달라고 요구한 부분 및 메모리 카드를 뺀 것 등 녹취록을 통해 경찰에 소명했다”며 “저희가 저지른 실수에 대해서는 꼭 처벌받겠다”고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