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명’(진짜 이재명계) 박찬대 원내대표 추대, 국회의장 후보 ‘명심(이재명 마음) 마케팅’, 이재명 대표 연임론 확산 등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일극체제’가 강화 중인 가운데 야권에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역할론’이 다시금 주목받는 모습이다. 김 전 지사가 4·10 총선 이후 약화한 친문(친문재인)계 구심점이 될 수 있단 것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영국 유학 중인 김 전 지사는 19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 참석을 위해 일시 귀국할 예정이다. 추도식 행사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다.
김 전 지사 귀국 일정이 알려지면서 민주당 안팎에서 김 전 지사 역할론을 둘러싼 여러 평가가 나오는 모습이다.
친문계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김 전 지사가 정치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다고 전하면서도 “정치인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불려 나올 수 있는 것이지, 본인 의지는 두 번째 문제”라며 “역할을 해야 될 때가 되면 해야 된다고 늘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김 전 지사에 대해 “오히려 감옥 안에 있을 때 책을 굉장히 많이 보시더라. 전반적인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모든 것에 대한 고민이 굉장히 많으시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고 최고위원은 이런 사정과 별개로 현 시점에서 김 전 지사 역할론이 여러 입길에 오르는 게 “의미가 없다”고 평했다. 그는 “늘 그런 고민을 저뿐 아니라 그 분(김 전 지사)도 하셨고, 주변에 있는 많은 분들이 늘 해왔던 일이라서 갑작스럽게 그런 기사를 쓰는 건 사람들 클릭수를 높이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던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 실형을 받고 복역하다 만기 출소를 6개월 앞둔 2022년 12월 특별사면됐다. 다만 복권은 되지 않아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되는 상황이다.
고 최고위원은 김 전 지사 복권에 대해 “대통령의 특별 권한이기 때문에 짐작하기 어렵지만 저는 여전히 사면·복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복권 없이는 정계 복귀가 현실적으로 어렵단 취지다.
박지원 당선자는 같은 날 SBS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김 전 지사에 대해 “복권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 대통령을 향해 “자기 장모는 가석방하고 훌륭한 야당 지도자한테는 복권 안해서 정치를 딱 못하게 묶어놓으면 대통령도 안 좋다”고 했다. 그는 김 전 지사 역할론에 대해 “김 전 지사가 그러한 덕목을 갖춘 지도자인 것만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현재 윤 대통령이 (김 전 지사의) 운명을 가지고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