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16일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당초 추미애 당선인(경기 하남갑)의 당선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우 의원의 뛰어난 당내 스킨십과 추 당선인의 강성 좌충우돌 캐릭터에 대한 우려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우 의원은 수락 연설에서 “국회의장으로서 국민에 도움이 되는가 안 되는가, 그리고 옳은가 옳지 않은가를 기준으로 22대 국회 전반기를 잘 이끌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국회의원 회관에서 당선자총회를 열고 우 의원을 임기 2년의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우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너무나 분명한 민심을 국민들이 알려줬다”며 “그 국회는 민심이 만들어낸 국회이고 민심의 뜻에 따라서 국회가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가 그간 선거를 통해 보여준 리더십과 우리 사회 방향에 국민들이 동의했고 당선인들도 함께 했기에 이번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다”며 “민주당이 제시하는 방향과 법안들이 국민 뜻과 함께 반드시 국회에서 실현되고 그게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올바른 일이 있으면 여야 합의를 중시하겠지만, 민심에 어긋나는 퇴행을 하거나 그런 지체가 생긴다면 여야가 동의해서 만든 그 국회법에 따라서 처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이 반대하는 법안이라 해도 22대 국회 절대 다수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입법 권한을 토대로 절차에 맞으면 국회의장으로서 힘을 실어주겠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우 의원은 “중립은 몰가치가 아니다. 중립은 국민 삶을 편안히 만들고 권리를 향상 시킬 때 가치가 있는 일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다”며 “국회의장은 단순한 사회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71명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손 잡고 국회에서 국민이 원하는 뜻을 가지고 여당 의원들과도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당심이 추 당선인에게 있다는 분석이 많았는데 결과는 다르게 나왔다’는 질문에 “당선자들이 판단한 것이니 이 결과가 당심이라고 봐야하지 않겠느냐”며 “저도 한 표”라고 언급했다.
당초 ‘어의추’(어차피 국회의장은 추미애) 분위기를 뒤집고 우 의원이 당선된 데는 우 의원의 현장 중심으로 다져진 스킨십과 추 당선인에 대한 당내 부담과 우려가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957년생인 우 의원은 연세대 재학 시절인 1981년 전두환 대통령퇴진 운동을 벌이다 투옥됐고, 이해찬·임채정 전 의원 등과 평화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고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파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의 주력 멤버로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서울 노원을에서 당선됐다.
우 의원은 2013년 5월 갑을관계 문제 해소를 위해 발족한 민주당의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정치적 입지를 다져왔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이 추 의원을 지지하며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추 당선인에게 쏠렸다는 분석이 대세를 이뤘지만, 민주당 22대 당선인들은 보다 온건한 우 의원의 손을 들어주며 안정 기조를 선택했다. 국회의장은 원내1당이 후보를 내고 의장 및 부의장 후보를 추천하면 본회의 표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