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가 다시 3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받는 근로자 비율인 최저임금 미만율도 2020년 이후 감소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6일 공개한 ‘2023년 최저임금 미만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최저임금액 미만 근로자 수는 301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25만5000명이 늘었다. 최저임금 미만율도 13.7%로 전년 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현재 최저임금은 시급 9620원, 월급 201만580원이다.
최저임금액 미만 근로자는 문재인정부 당시인 2018∼2019년 최저임금이 29.1%에 달하는 인상률이 결정되면서 2019년 338만6000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20년과 2021년 각각 319만명, 321만5000명을 기록하다가 2022년 275만6000명으로 300만명을 밑돌았다. 최저임금 미만율도 2019년 16.5%로 고점을 찍고 나서 3년 연속 감소했지만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경총은 2001년 4.3%에 불과한 최저임금 미만율이 지난해 13.7%로 상승한 것은 그간 높은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률 누적으로 노동 시장의 최저임금 수용성이 저하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2001년 대비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와 명목임금이 각각 69.8%, 159.2% 인상되는 동안 최저임금은 415.8% 올랐다는 설명이다. 물가의 6배, 명목임금의 2.6배에 이른다.
경총은 “일부 업종과 규모에선 현재 최저임금 수준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농어업(43.1%)과 숙박·음식점업(37.3%) 등 일부 업종에서 최저임금 미만율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저출생 해소 방안 중 하나로 최저임금 구분 적용 필요성이 제기된 ‘돌봄 및 보건서비스 종사자’가 주로 분포된 ‘보건·사회복지업’ 미만율도 21.7%로 전체 평균을 상회했다. ‘가사 및 육아도우미’가 주로 분포한 ‘가구 내 고용활동’의 미만율은 전체 업종 중에서 가장 높은 60.3%에 달했다.
하상우 경총 본부장은 “지난해 최저임금 미만율은 그 자체로도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법정 유급 주휴시간까지 고려하면 24.3%까지 상승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저임금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향후 상당 기간 최저임금이 안정돼야 하고, 업종에 따른 경영환경 차이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