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건 단 하나, 챔피언 반지뿐이다.”
프로농구 2023~2024시즌이 끝난 뒤 열린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최대어로 평가받던 강상재(30·200㎝)의 목표는 명확했다. 강상재는 14일 원주 DB와 계약 기간 5년 보수 총액 7억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FA가 시작된 지 일주일 만에 내린 결단이었다.
강상재는 16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팀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긴 고민이 필요 없었다”며 “DB에 남기로 결정할 수 있던 것 역시 김주성 감독님을 비롯한 코치진, 또 동료들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시즌 감독님께서도 저에게 주장과 3번(스몰포워드) 역할을 맡기시면서 많은 가르침을 주셨다”며 “더 혹독하게 준비해서 반드시 정상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2023∼2024시즌 강상재는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주장으로 팀을 이끌며 평균 14.0득점 6.3리바운드 4.3어시스트 성적을 남겼다. 이는 모두 강상재의 커리어 하이 기록이다. 또 강상재는 올 시즌 41.5%의 성공률로 경기당 1.6개의 3점슛을 꽂아 넣을 정도로 뛰어난 슛 감각을 자랑했다. 강상재는 “106㎏ 정도 나갔던 체중이 97~98㎏을 유지하도록 몸을 관리했다”며 “감량 이후 외곽 수비도 편해졌고, 몸이 가벼워지면서 자신감도 많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강상재의 활약을 앞세운 DB는 정규시즌에서 41승13패를 거두며 2위 창원 LG를 5게임 차로 따돌렸고, 개막 첫 경기부터 종료시점까지 1위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강상재는 “첫 번째 라운드를 9승1패로 마쳤을 때 분위기는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시즌 끝까지 성적이 유지될 수 있을까하는 의심이 들었던 게 사실”이라며 “모든 선수가 끝까지 자기 역할의 120% 해줬기 때문에 뜻깊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눈부신 성적을 낸 강상재는 유력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꼽혔지만 단 3표 차이로 팀 동료 이선 알바노(28)에게 영광을 넘겨줘야 했다. 알바노조차 “강상재의 자격도 충분하다”며 미안해할 정도였다. 강상재는 “다른 선수가 받는 것보다 한 팀에서 뛴 동료가 받아서 다행”이라며 “알바노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해 줬고 다음 시즌에도 함께 잘 해보기로 했다”고 웃었다.
MVP를 놓친 강상재에게 아쉬움은 또 하나 있다. 통합우승을 노렸던 DB가 4강 플레이오프(5전 3승제)에서 ‘슈퍼팀’ 부산 KCC를 만나 1승3패로 진 것이다. 강상재는 “정규리그를 행복하게 마무리했지만 정작 이겨야 할 가장 중요한 경기를 내줘서 모두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 “냉정하게 봤을 때 제 기량이 부족했다는 걸 알게 됐고, 농구에서 더 많은 발전이 필요하다는 걸 느낀 플레이오프였다”고 돌아봤다.
강상재는 다음 시즌 우승을 위해 더 혹독한 시즌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강상재는 “3년 만에 팀이 봄 농구에 진출했지만 여기에서 만족할 순 없다”며 “저뿐만 아니라 우리 팀 동료들의 목표 역시 단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단에서 정말 좋은 제안을 해준 만큼 이제 보답하는 일만 남았다”며 “새 시즌 주장을 맡게 될지 모르겠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동료들과 함께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저 먼저 더 열심히 준비해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