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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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 꺾은 우원식 “민주당 법안 실현할 것”

민주 국회의장 후보 당선
추미애 대세론 깨고 파란
부의장 후보 4선 이학영
6월 5일 본회의서 확정

‘어의추’(어차피 의장은 추미애)라던 관측이 빗나갔다.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선출됐다. 2파전으로 치러진 국회의장 경선에서 사실상 ‘명심’(이재명의 마음)을 등에 업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고배를 마시는 이변이 연출됐다.

우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당선자 총회에서 재적 과반을 득표해 국회의장 후보로 뽑혔다. 6월5일 예정된 22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표결을 거쳐 국회의장 선임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민주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는 4선이 되는 이학영 의원이 선출됐다.

 

李 “축하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꺾고 국회의장 후보로 뽑힌 우원식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우 의원은 이날 당선자 수락 연설에서 “앞의 국회와 완전히 다른 국회가 될 것이다. 여야 합의를 중시하지만 민심에 어긋나는 퇴보나 지체가 생긴다면 국회법에 따라 국민들 삶을 편안하게 만들어 나가야 된다”고 밝혔다. 그는 “중립은 몰가치가 아니다”라며 “국회의장은 단순 사회자가 아니다. 국회를 구성하는 국민 민심을 그대로 반영해 나가는 그런 국회의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의원은 또 “민주당이 제시하는 방향과 법안들이 국민 뜻과 함께 반드시 국회에서 실현되고 그게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22대 국회 개원 즉시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특별조치법’ 등 쟁점 법안 추진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우 의원이 사실상 여야 합의를 이유로 이들 법안 상정을 지체하지 않겠단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 의원은 총회가 끝난 뒤 “국민에게 이득이 되는 법인데 정파적 문제로 진전이 안 된다면 국민의 동의를 얻어서 직권 상정하겠다”고 말했다.

 

우원식(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기념촬영에 나서며 추미애 당선인에게 안쪽 자리로 안내하고 있다. 뉴시스

애초 ‘탈중립’을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표방한 건 추 전 장관이었다. 그 영향으로 당원 지지가 추 전 장관으로 크게 쏠린 터였고, 이 대표와 가까운 조정식·정성호 의원이 단일화에 합의하거나 경선 도중 후보직을 내려놓으면서 추 전 장관 대세론이 굳어지는 모양새였다. 여기에 ‘찐명’(진짜 이재명계) 박찬대 원내대표가 직접 조·정 의원을 만나 ‘교통정리’에 나섰단 말까지 나오면서 “의전 서열 8위(이재명)가 2위(국회의장)를 결정하는 게 말이 되냐”는 비판도 나온 터다.

사실상 이 대표가 추 전 장관을 낙점했단 게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이변이 발생해 이 대표 리더십에 의문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당선자 총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어떤 후보도 의장 역할을 아주 훌륭하게 국민의 뜻에 맞게 잘 수행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김승환·최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