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공매도 전산 시스템 준비과정을 거쳐 이르면 다음달을 목표로 일부 재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공매도는 지난해 11월부터 한국 주식시장에서 전면 중단됐다.
19일 금감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인베스트 K-파이낸스’ 투자설명회(IR)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인 욕심이나 계획은 6월 중 공매도 일부 재개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의 장기간 무차입 공매도에 따른 시장 교란을 이유로 올해 상반기까지 금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매도는 주식과 같은 재화를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팔겠다’고 계약한 다음 일정 시일 후 ‘판 재화’의 수량만큼 사들여 결제하는 투자 기법으로, 주식시장에서 해당 종목의 주가가 내려갈수록 이득을 본다. 국내에서는 공매도 금지 전부터 빌린 주식이 없는 상태에서 하는 ‘무차입 공매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금감원은 또 지난 4월 기관투자자의 자체 잔고관리 시스템과 한국거래소의 무차입 공매도 중앙 차단시스템(NSDS)을 통한 이중 잔고 확인을 골자로 하는 불법 공매도 전산 방지 시스템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원장은 이 자리에서 “각 기관투자자의 공매도 잔고 시스템을 거래소에 모으는 집중관리 시스템은 구축하는 데 기술적으로 시간이 소요되고 법률상으로도 쟁점이 있다”며 “현재 법 개정 없이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 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공매도 재개 시점은 정해진 바 없다”며 “다양한 방안에 대해 시장 이해관계자 의견 청취 후 정책적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으며 향후 스케줄도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위한 상법 개정 논의와 관련해선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 의무가 도입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원장은 “개인 의견으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는 무조건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국회 논의를 거쳐야 하겠지만, 이 논의가 공론화조차 되지 않는다면 밸류업에 대한 정부 의지를 의심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