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빨리 먹기왕’, ‘먹방 챔피언’ 등으로 유명한 일본인이 “더 이상 배고픔을 느끼지 못한다”면서 은퇴를 선언했다.
2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네이슨 핫도그 빨리 먹기 대회에서 6연속 우승을 차지한 일본인 고바야시 타케루(46)는 앉은 자리에서 무려 64.5개의 핫도그를 먹기도 했다.
고바야시는 23세에 일본 ‘먹방’ 대회에 참가해 앉은 자리에서 초밥 60접시, 감자 2.7kg, 라면 16그릇을 먹어 치우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대만에선 양고기스튜 5500g을 24분 만에 먹어 치우며 승리를 거뒀다. 홍콩에서 12분 만에 차슈바오 (바비큐 돼지고기 찐빵) 100개를 먹어 치워 챔피언이 되기도 했다.
고바야시는 ‘먹기 대회’에 참가해 일 년에 1억엔(65만 달러)이 넘는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바야시의 은퇴 소식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건강을 해킹하다: 장의 비밀(Hack Your Health: The Secrets of Your Gut)’로 알려졌다. 이 다큐멘터리는 인간의 소화 시스템을 깊이 파고들어 장, 식단, 건강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고바야시는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더 이상 배가 고프지 않다”고 말했다. 그의 부인은 그가 3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도 배고픔을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고바야시는 “너무 많이 먹으면서 음식 냄새를 맡는 능력을 상실하고 포만감과 같은 신체의 신호도 무시하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먹방 챔피언’은 어떻게 배고픔을 느끼지 못하게 됐을까. 의료 전문가들은 그의 장에서는 아무런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뇌에서 식욕 부진의 원인을 밝혀냈다. 고바야시가 음식을 보면 식사, 음식, 메스꺼움, 포만감과 관련된 뇌의 모든 영역이 활성화되기 때문에 배고픔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신경심리학자 애니 굽타는 “고바야시의 뇌가 여전히 가공된 음식을 먹고 있는 상태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고바야시는 “저는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며 “아직도 내 뇌가 건강한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해결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단순한 냄새, 감각 또는 아주 기본적인 것일지라도 몸의 목소리를 듣는 법을 배우라고 조언했다. 고바야시는 식습관 개선을 위해 아보카도, 들깻잎, 표고버섯, 마늘 등 영양가 있는 재료를 사용해 더욱 건강한 핫도그를 만들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고바야시가 은퇴를 선언한 이유는 바로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먹방’, ‘먹기 대회’에 참가했다”며 “저의 결정이 가져올 결과가 걱정되기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뇌와 장을 고치고 싶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