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전직 대통령들을 차례로 예방하고, 야당 대표들과 종교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어당팔(어수룩해 보여도 당수가 8단)’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관리형 비대위원장’에 그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황 위원장은 21일 국립서울현충원 내 전직 대통령 묘소를 찾아 참배한 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았다. 23일에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한다. 추도식 전후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다.
황 위원장은 야당과의 대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회동한 데 이어 황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개혁신당 허은아 신임대표와 만나 “저희가 친정 같은 당으로, 개혁신당이 잘 되길 진심으로 바라고 뒷받침할 일이 있으면 최선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당이 모두 지향하는 가치가 자유민주주의 가치, 자유시장경제에 기반하고 약자와 어려운 사회의 모든 곳을 돌보겠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정책적으로나 정치에 있어서 협조할 건 협조하고 공조할 건 공조하면서 같이 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허 대표도 “친정 같은 곳이지만 찾아오기 쉽지 않았다”며 “공정과 책임이란 가치를 함께 연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황 위원장은 이날 한국교회총연합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연이어 예방하며 종교계와도 접점을 늘렸다. 한교총 장종현 대표회장을 만난 자리에선 여야 협치를 주문받고 “어제 이 대표를 만나 민주당이 좋아하는 표현인데 ‘저녁이 있는 정치를 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