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를 맞은 가운데 여야 대표는 23일 한 목소리로 ‘노무현 정신’을 외쳤다. 다만 모두 강조하는 바는 달랐다. 국민의힘은 ‘대화와 타협’을, 더불어민주당은 ‘당원 중심 대중정당의 길’을, 조국혁신당은 ‘검찰개혁 완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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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원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통합과 상생 정신을 강조했고 타협 정신을 늘 강하게 주장하셨다”며 “취임사에서도 당리당략보다 국리민복을 우선하는 정치 풍토, 갈등이 아닌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푸는 정치문화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을 깊이 사랑하고 그 뜻을 받들고자 하는 당의 정신이 있기 때문에 새 지도부가 저희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이 꿈꿨던 정치를 실현해나가면 좋겠다”고 했다.
‘소수여당’인 국민의힘이 ‘거대야당’인 민주당에 노무현 정신을 매개로 대화·타협의 정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민주당은 제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국회법상 시한 내 원 구성 완료, 윤석열 대통령 거부권 행사 법안 재발의 등 강경 기조를 강화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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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우리는 ‘노무현 없는 노무현의 시대’에 살고 있다”며 “깨어있는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낸 참여정치의 시대부터 ‘당원 중심 대중정당’의 길까지, 아직 도달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우리가 반드시 나아가야 할 미래”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회의장 경선 결과에 대한 당원 반발이 거센 가운데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당원권 강화에 연일 시동을 거는 중이다. 이런 움직임이 노무현 정신에도 합치한다는 걸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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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노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메시지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은 그들(검찰과 언론)과 토론하려고 했다. 그 진심을 저는 안다. 검찰이 제자리를 찾도록, 권력을 내려놓고, 국민을 섬기는 참된 기관이 될 수 있다고 희망하며 노력했다”며 “그 선의는 악의로 돌아왔다. 검사들은 개혁에 저항했다. 비아냥대고 조롱했다. 수사로 보복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께서 20년 전 받은 먼지떨이 표적 수사와 편파 불공정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고도 했다. 조 대표는 “더 이상 검사 개인의 양심에 맡길 수 없다. 헌법과 법률을 고칠 수밖에 없다”며 “검찰개혁을 22대 국회에서 완성하겠다. 수사권을 회수해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함께 ‘검찰개혁 시즌2’를 벼르고 있는 만큼 노무현 정신을 검찰개혁에 연결시켜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김승환·유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