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가 녹은 물이 흘러 가장 오염되지 않은 강으로 불리던 미국 알래스카강(사진)이 주황색으로 변했다. 이 같은 현상은 지구 온난화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토양에 갇혀 있던 철, 구리, 아연, 카드뮴 등 광물들이 용출한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알래스카 강물 색이 변하는 현상은 2018년 처음 관찰됐다. 과학자들은 당시 알래스카 북부 브룩스 레인지 일대의 강들이 예년의 수정같이 맑은 빛깔과는 완전히 다른 옅은 오렌지색으로 변한 것을 발견했다. 그 후 1년 안에 코북 밸리 국립공원 내 아킬리크강의 지류에서는 토종 어류 2종이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북극 일대는 지구 전체의 온난화 진행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다. 우드월 기후연구센터 북극 연구자인 스콧 졸코스는 “이 지역은 지구 나머지 일대보다 온난화 속도가 최소 2∼3배는 빠른 곳”이라며 “이런 방식의 변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뜨거운 지구가 견디다 못해 뱉어낸 듯한 주황색 강물은 인류의 미래 신호등이 ‘빨간색’으로 변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경고처럼 보인다.
주황빛 알래스카강은 지구의 경고 [당번의 픽]
기사입력 2024-05-24 06:00:00
기사수정 2024-05-23 18:47:54
기사수정 2024-05-23 18:47:54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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