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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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읽어보세요” 광주시, 군공항 이전 무안군서 홍보… 긴장감 팽팽

“한번 읽어보세요” VS “그냥 버리세요”

 

25일 전남 무안군 무안읍 전통시장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광주 민·군 통합공항의 무안군 이전을 홍보하는 어깨띠를 두룬 광주시청 직원 100여명이 전통시장을 돌면서 상인과 군민들에게 강기정 시장의 ’약속의 편지’와 무안 민·군 통합공항의 소음대책을 담은 유인물을 나눠줬다.

 

광주시가 무안군에서 민·군 통합공항의 이전을 홍보하는 캠페인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안군은 광주 군공항 이전의 유력 후보지다.

 

이날 홍보캠페인에는 김용봉 광주 민간·군공항 무안이전 찬성대책위원회 위원장과 고광완 광주시 부시장, 명창환 전남도 부지사, 광주시 직원 등이 함께 했다.

 

고 부시장은 홍보물을 나눠주면서 “우려는 해소하고 문제는 해결하면 됩니다”고 말했다. 명 부지사도 “무안공항이 서남권 관문공항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시가 나눠준 유인물 전면에는 ‘소음영향권은 무안군 전체 면적의 4.2%입니다’는 문구와 함께 군공항 이전 후보지와 면적이 표시돼 있다. 군공항 이전시 소음피해권의 면적은 공유수면 21.2㎢와 운남면 12.3㎢, 현경면 0.9㎢, 망운면 5.8㎢ 등 19㎢로 무안군 전체면적의 4.2%다. 입지단계에서부터 운용단계까지 소음피해 대책을 마련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유인물 뒷면에는 강기정 시장이 최근 무안군민에게 보낸 ‘약속의 편지 1’ 내용이 그대로 실려 있다.

 

광주시 직원들이 이날 상가 입구에서 유인물을 나줘줄 때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군민들의 항의와 반발이 이어졌다. 광주 전투비행장 무안이전 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는 광주시 직원들의 앞을 가로막으면서 상인들에게 “유인물을 받아서는 안된다”며 소리를 쳤다. 대책위의 만류로 일부 상인들은 손에 받아든 유인물을 다시 내려놓거나 아예 받는 것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광주시 직원들이 30분 정도 시장을 돌며 빠져나갈 때쯤 대책위와 상인간 설전이 벌어졌다. 대책위가 유인물을 받지 말라고 권유하자, 한 상인은 “왜 이것도 못 받게하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 상인은 “무슨 내용인지 알아야 반대를 하든, 찬성을 하든 할 것이 아니냐”고 대책위에 따졌다. 대책위는 “당신은 무안군민이 아니냐”고 쏘아붙이자 이 상인은 “도대체 반대하는 이유가 뭐냐”며 맞받아쳤다. 주변 상인들의 만류로 설전은 더 이상 계속되지 않았다. 

광주시는 다음달까지 매주 무안군 9개 읍·면을 돌면서 민간·군공항 무안군 이전 홍보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이날 대책위는 광주시의 홍보 캠페인에 앞서 전통시장에서 광주 민간·군공항 무안 통합이전 홍보캠페인 규탄 대회를 갖고 “광주시는 군민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제는 군공항도 소음피해가 거의 없다고 하고 지역발전을 이끈다고 얘기하고 다닌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강기정 광주시장을 직권남용과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정총무 대책위 사무국장은 “현재의 기부대양여 방식이 아닌 국방부가 요구하고 기재부에서 예산을 편성하는 국가사업으로 추진된다면 주민들도 군공항 이전을 수용할 의사가 있다”며 그동안 전면 반대 입장에서 다소 전향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김산 무안군수는 대책위 집회를 지켜보고 군민들과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무안=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