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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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에 간장 찍어 먹기 부담스럽네"…밥상물가 줄줄이 오른다

6월부터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각종 채소류와 조미김에 이어 간장류까지 오르며 밥상물가 부담이 커지게 됐다. 초콜릿과 음료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류도 일제히 오른다. 제조사가 원가 상승 부담에 납품가를 인상하면서 소비자 가격도 올라가게 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다음 달 1일부터 ‘동원 양반김’ 전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 가량 인상한다. 주요 품목인 ‘양반 들기름김(식탁 20봉)’은 9480원에서 1만980원으로 15.8%, ‘양반 참기름김(식탁 9봉)’은 4780원에서 5480원으로 14.6% 오른다. 동원F&B 관계자는 “조미김 가공 전 원재료인 김 원초 가격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올라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한 시민이 대형마트 식품매장에서 김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CJ제일제당은 이달 초 김 가격을 평균 11.1% 인상한 바 있다. 광천김, 대천김, 성경식품도 이달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10∼30%가량 올렸다.

 

국내 간장 시장 1위인 샘표식품은 다음달 중순 간장 제품 가격을 평균 7.8% 올릴 예정이다. 대표 제품인 ‘샘표 양조간장 501’ 가격은 11.8% 올라간다. 샘표식품의 장류 제품 가격 인상은 약 2년 만이다. 샘표식품은 2022년 10월 원화 가치 하락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으로 원료비와 제조비 등이 올랐다며 가격을 평균 11.5% 인상했다.

 

초콜릿과 음료 가격도 오른다.

 

코코아(카카오 열매를 가공한 것) 가격이 오르면서 롯데웰푸드 내달 1일부터 가나초콜릿 등 17종 제품의 가격을 평균 12% 인상할 방침이다. 이에따라 대표 초콜릿 제품인 가나초콜릿 권장소비자가격은 1400원으로 200원 오른다. 빼빼로의 경우 1800원으로 100원인상된다.

 

코코아 선물 가격은 서아프리카 작황 부진 여파 등으로 치솟고 있다. 지난 10년 넘게 t당 2000~3000달러 수준이었지만 한 달 전에는 1만2000달러까지 올랐고, 지난 23일 기준으로는 8109달러를 기록중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빼빼로’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롯데칠성음료도 탄산음료 등의 가격을 5∼8% 올리는 방안에 대해 대형마트와 협의중이다. 편의점에서는 6월 1일부터 델몬트 콜드쥬스 오렌지와 포도 각 250㎖ 제품 가격이 1500원에서 1600원으로 6.7% 오른다.

 

정부 눈치를 보던 외식·식품·생필품 제조업체들이 지난달 총선이 끝나자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선 모양새다.

 

앞서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지난달 25일 대형마트·편의점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가 제조원가 상승분을 반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이해한다”면서도 “물가 상승을 크게 자극하지 않게 가급적 인상 시기를 늦추고 인상 폭을 최소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