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겨뤘던 힐러리 클린턴(사진) 전 미 국무장관이 11월 미 대선에서 잘못된 선택을 할 경우 미국에서 제대로 된 선거가 영원히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같은 당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을 넘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민주주의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은 실존의 문제”라며 “만약 우리가 이번 대선에서 옳은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마 다시는 실질적인 선거를 치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선거를 치르지 못한다면, 우리는 잘 조직되고 자금이 충분한 소수의 우파에 의해 지배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화당 대선후보로 내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등장을 포함한 이 같은 현상을 “세계적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규정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동일 선상에 두었다.
미 정치계 대표 여성정치인으로 활약해 왔던 클린턴 전 장관은 이 같은 일들이 “여성의 입장에서 시간에 역행하는 일이 될 것”이라면서 여성인권 측면에서도 후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클린턴 전 장관은 낙태권 폐지를 놓고서는 “민주당과 대부분 미국인들이 우리가 나라의 미래를 위한 실존적 투쟁에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면서 민주당에도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보수 우위로 재편된 대법원은 2022년 임신 6개월까지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해 미국 사회에 파문을 일으켰고, 이는 현재도 진보와 보수 간 격렬한 논쟁으로 이어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