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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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 ‘2+2 외교안보대화’ 만든다

4년 반 만에 韓·中·日 정상회의

양국 소통채널 재개… 6월 첫 회의
FTA 체결 2단계 협상 재개 합의
문화·관광·법률분야로 개방 확대

尹, 기시다에 ‘라인사태’ 먼저 거론
“한·일 관계와 별개… 잘 관리해가야”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한·중 외교안보대화 신설에 합의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관련한 2단계 협상도 재개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의 양자 회담에선 수소협력대화 신설과 ‘라인야후’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윤 대통령과 리 총리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개최한 양자회담에서 양국 외교부와 국방부가 참여하는 2+2 대화 협의체를 내달 중순 출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이 같은 한·중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했다.

손 잡은 韓·中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회담에 앞서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한·중 양국이 우리의 양자 관계뿐만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북한 핵 개발과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이 지속되는 상황을 거론하며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평화의 보루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윤석열정부의 ‘한·미·일’ 중심 외교 정책이 변화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3국 정상회의는 2019년 중국 청두에서 열린 제8차 회의 이후 4년5개월 만이다.

자유무역 분야에서 2015년 발효된 한·중 FTA와 관련해 김 차장은 “그동안 상품교역 분야 시장 개방을 넘어 앞으로 서비스 분야, 문화·관광·법률 분야에 이르기까지 교류와 개방을 확대하는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제 협력 분야에서는 13년째 중단된 장관급 협의체 한·중 투자협력위원회를 재개하기로 했다. 리 총리도 “수교 30여년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양국 관계는 신속한 발전을 이룩했고 특히 경제, 무역 분야에서 풍성한 성과를 거두어 양국 인민에게 커다란 혜택을 가져다 줬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의 양자 회담에선 ‘라인야후’ 문제를 먼저 거론하며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가 네이버에 지분을 매각하라는 요구는 아닌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 현안을 한·일 외교관계와 별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고, 양국 간의 불필요한 현안이 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도 “행정지도는 어디까지나 중대한 보안 유출 사건에 대한 보안 거버넌스 재검토 요구사항”이라며 “양 정부 간에 잘 소통하며 협력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긴밀히 소통해 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날 리 총리와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과의 회담 이후 중·일 정상회담을 별도로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3국 대표단과 경제계 인사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 만찬을 주재했다. 27일에는 한·중·일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3국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 인적 교류 방안, 기후변화 대응 방안, 경제 통상협력, 과학기술 협력, 재난 및 안전 협력 방안 등을 담은 공동선언도 발표할 계획이다.


조병욱·박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