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의협, 30일 ‘한국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 개최…정부는 의대 입시준비 만전

尹 “증원 이뤄진 대학과 적극 협력해야”
지난 26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대한의사협회(의협)가 30일 시민들에게 의대 증원의 위험성을 알리는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또 현장에서 시민들의 질문을 받고 의사들이 직접 답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의협은 30일 오후 9시 전국 6개 시·도에서 ‘대한민국 정부, 한국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를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서울·수도권 집회는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대구·경북은 동성로, 전북은 전북도청(전주)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이외 장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최안나 의협 상근이사는 이날 열린 ‘의학교육 파국 저지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번 집회에 대해 “의사들의 집회가 아니다. 국민들에게 우리나라 의료가 붕괴하는 것을 같이 막아달라고 광장에서 호소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의료 제도는 ‘의사’를 위한 제도가 아닌 ‘국민’을 위한 제도이기 때문에, 의대 증원의 위험을 국민들에게 알리겠다는 방침이다.

 

집회에서는 ‘의료사태 무엇이 문제인가요?’라는 대국민 질의응답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최 이사는 “국민들이 이 사태를 정확히 알고 함께 정부에 (증원 중단을) 요구하지 않으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의료 붕괴로 인한 환자의 위험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의사들이 직접 국민의 질의를 받아서 설명하는 자리를 갖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국민들이 업무를 마치고 퇴근해 같이 모일 수 있도록 저녁 늦은 시간으로 집회를 잡았다”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여전히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중단’을 정부와의 대화 조건으로 내세우며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의대 증원을 반영한 대입전형 시행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정부가 내년도 대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교육부는 증원이 이뤄진 대학과 적극 협력해 대입 시행 준비에 만전을 기하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는 “비상 진료체계를 굳건히 유지하라”며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으로 돌아와 환자 곁에서 수련을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복지부는 28일까지 개별상담을 통해 전공의들의 복귀 의사를 확인하고, 상담 결과를 29일까지 제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최근 전국 수련병원장에게 발송했다.

 

그러나 전공의들은 '의대 증원 백지화' 등을 협상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얼마나 많은 전공의가 상담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의대 교수들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별 모집요강 발표를 사법부의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유보하라고 촉구한다.

 

의협과 전국 40개 의대 교수가 속한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의료계가 대법원에 제기한 재항고 1건과 서울고등법원에 제기한 즉시항고 3건에 대한 결정을 조속히 내려달라고 사법부에 촉구할 방침이다.

 

이들은 또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입시요강 발표를 미뤄달라는 메시지를 대학 총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 24일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심의·승인하면서 내년도 의대 증원이 확정됐지만, 의료계는 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