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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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화 “한반도에 전술핵 재배치” 제안

상원 군사위 간사 “中·러 대응 필요”
6월 의회서 관련 개정법 제시할 듯

미국 국방 예산을 심의하는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가 대북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반도에 미국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고 한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처럼 핵무기를 공유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11월 대선 및 연방의회 선거를 앞두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지켜내고, 상원까지 탈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미 상원에서 한반도 확장억제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상공에서 우리측 F-35A 전투기와 미측 B-52H 전략폭격기, F-16 전투기가 훈련에 임하고 있다. 공군 제공

공화당의 대표적인 매파인 로저 위커 상원의원은 29일(현지시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러시아, 중국 등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공개한 국방 투자 계획 ‘힘을 통한 평화’ 보고서에서 “김정은은 매년 계속해서 미국 본토와 인도태평양의 동맹을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과 핵무기를 더 만들고 있다”면서 “그것은 정기적인 한·미 군사훈련을 통해 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한반도에 미군을 지속적으로 주둔하며, 인도태평양에서 핵공유 협정과 미국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 같이 한반도에서 억제력을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옵션을 모색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나토 동맹들하고 체결한 것과 비슷한 ‘핵 책임 분담 합의’(nuclear burden sharing arrangement)에 한국, 일본, 호주가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우리는 이들 국가와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위커 의원이 상원 군사위가 다음 달 국방수권법안(NDAA)을 심사할 때 자신의 제안을 개정안 형태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상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짐 리시 의원도 지난 15일 청문회에서 아시아 지역에서의 확장억제를 강화할 방안으로 전술핵 재배치를 제안했다. 리시 의원은 “유럽과 달리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핵무기를 전부 철수했다”면서 “동아시아 동맹들은 중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다양한 핵무기 수백개의 실전 배치를 진행 중인 북한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공화당에서 잇달아 전술핵 재배치론이 제기되는 데는 한·미가 지난해 4월 채택한 워싱턴선언 등을 통해 확장억제 강화 노력을 하고 있지만, 현재 수준으로는 미국과 동맹의 안보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